[6·13지방선거] 홍준표 "단일화, 정도 아냐"…박주선 "추악한 정치굿판"
◆…7일 저녁 서울시장 후보 TV토론회에서 만나 악수하는 김문수 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 (사진=국회사진기자단)
6·13지방선거 서울시장에 출마한 김문수 자유한국당 후보와 안철수 바른미래당 후보간의 야권 단일화 논의가 사실상 불발에 그친 모습이다.
지난 3일 단일화를 위해 심야회동까지 한 것으로 알려진 양 후보는 사전투표가 시작된 8일 더이상 논의에 진전이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각당 지도부도 부정적인 목소리를 앞다퉈 쏟아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사전투표 후 기자들과 만나 "단일화엔 손바닥이 마주쳐야 되는데 서로 영 다른 방향을 치고 있는 것 같다"며 단일화 논의 상황을 밝혔다.
안 후보도 같은날 기자들과 만나 "무슨 당대당 통합이니 선거연대니 이런 것은 전혀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인위적 단일화도 반대한다"는 생각을 분명히 했다. 또 "오늘부터 사전투표가 시작되지 않았나"라며 "이 상황이면 이제 투표에 참여하는 분들이 판단할 때"라고 시기적으로도 이미 늦은 점을 강조했다.
양당 지도부도 미묘한 입장 변화를 드러내며 단일화 논의가 무산됐다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단일화는 정도(正道)가 아니다"라며 "김 후보와 안 후보는 이념과 정책이 다른 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물론 폭주하는 더불어민주당을 견제하자는 취지에는 동의하지만 정도가 아닌 길로 선거를 치르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불과 사흘전만 하더라도 "박원순 (민주당)후보가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야권이 분열돼 선거를 치르면 탄핵 대선의 재(再)판이 될 수밖에 없다"며 단일화 필요성을 강조한 것과 사뭇 다른 발언이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한술 더떠 단일화 논의를 '추악한 굿판'에 비교하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박 공동대표는 서면입장문에서 "(단일화는) 한국당과 김 후보가 처음부터 당선은 포기하고 득표율 2위라도 해서 선거 후 한국당의 혼란과 소멸을 막아보겠다는 고도의 포석"이라며 "추악한 정치 굿판에 안 후보가 끼어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 후보는 이 굿판을 당장 걷어차고 빠져나와야 한다"며 "묵과할 수 없는 엄중한 해당(害黨) 행위"라는 경고까지 보냈다.
특히 이날 김 후보측 관계자도 "안 후보는 한국당에 오고 싶어도 당내 사정상 절대 못 온다"며 "안 후보 언행으로 당내 갈등이 폭발한 바른미래당은 거의 와해 직전"이라는 말을 전한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다만 손학규 바른미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사전투표가 시작했어도 오늘 저녁이라도 (단일화를)할 수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단일화 방식에선 "대단히 죄송하지만 한국당 후보는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야권 대표주자로 나설 수 없다"며 타협 가능성을 일축해버렸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선 이미 양측이 사실상 단일화 무산 이후 진행될 정계개편에 더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 대표도 앞서 안 후보에게 양보를 촉구하며 "대승적 결단으로 양보하면 선거 후 양당이 대동단결해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막고 야권 대통합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면서 '야권 대통합'을 말한 바 있다.
그는 이날 기자들이 보수개편 구상을 묻는 질문엔 "선거가 끝나면 답변하도록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