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회계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빅4 회계법인(삼일·삼정·안진·한영) 직원 1인당 평균연봉을 분석한 결과 공고한 업계 1위인 삼일회계법인의 평균연봉이 나머지 회계법인들 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사원과 세무사 등 타자격사, 수습 회계사 등 등록 회계사를 제외한 인원까지 포함한 전체 직원 평균이기 때문에 실제 개인간 연봉 격차는 다를 수 있지만, 타 회계법인 보다 평균연봉이 4000만원 이상 높은 부분은 눈여겨 볼만한 대목.
삼일회계법인의 높은 업무강도는 업계 안팎에서 정평이 높지만, 일을 한 만큼 '보상'도 확실하게 해주고 있다는 얘기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삼일회계법인의 평균연봉(인건비÷전체인원)은 1억1946만원으로, 빅4 회계법인 중 유일하게 평균 1억원 이상의 연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진회계법인은 지난해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로 인한 위기(영업정지)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연봉 7915만원으로 2위를 차지, 매출 규모면에서 훨씬 앞서는 삼정회계법인(7736만원)에 근소하게 앞섰다. 한영회계법인은 7229만원이었다.
향후 1~2년 사이 빅4 회계법인들의 평균연봉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감사법 개정으로 인해 각 회계법인들이 감사대상 기업에 대한 '감사보수'를 현 수준 대비 최대 40%까지 인상하는 한편 인력확충 등을 위해 소속 회계사들의 보수 또한 상당폭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한편 회계법인의 '생산성 지표'나 다름없는 직원 1인당 영업이익 역시 삼일회계법인이 지난해 1억8333만원으로 가장 높았으며, 한영회계법인 1억5911만원, 안진회계법인 1억5179만원, 삼정회계법인 1억3800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왜 1위인가, 스스로 증명한 '삼일'
삼일회계법인은 지난 2015년 평균연봉 1억원 시대를 연 이후 2016년 1억1043만원, 지난해 1억1946만원 등 꾸준히 직원 1인당 평균연봉이 상승하는 모습이다.
회계사와 비공인회계사(일반사원 및 세무사 등)의 전체 인원이 매년 상승했지만, 인건비 지출 상승폭은 더 컸다. 2015년 2970억원의 인건비(퇴직급여 제외)를 지출한 삼일회계법인은 2016년 3304억원, 지난해 3647억원을 인건비로 사용했다.
아울러 1인당 영업이익은 2015년 1억6044만원에서 2016년 1억6945만원으로 소폭 상승한 후 지난해 1억8333만원으로 크게 올랐다. 이에 따라 총 영업이익도 4757억원, 5040억원, 5597억원으로 3년동안 해마다 상승했다.
몸집은 2위인데... '생산성' 떨어지는 삼정
삼정회계법인은 영업이익(매출) 부분에서 업계 2위를 달리고 있지만, 평균연봉이나 1인당 영업이익은 그에 미치치지 못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삼정회계법인의 지난 3년간 평균연봉은 6838만원, 6963만원, 7736만원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평균연봉은 업계 3위로 꼽히는 안진회계법인 보다 적은 수준이다.
안진회계법인은 2015년 7448만원, 2016년 8578만원, 그리고 영업정지 위기를 겪었던 지난해에도 7915만원을 기록, 매년 삼정회계법인보다 많은 평균연봉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정회계법인의 1인당 영업이익도 타 회계법인에 비해 떨어지는 수준이다. 삼정회계법인은 2015년 1억2383만원, 2016년 1억2142만원, 지난해 1억3800만원으로 각각 1억원 초반대의 1인당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체 영업이익 줄었지만... 안진의 '미스테리'
안진회계법인의 2015년 3006억원, 2016년 30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2919억원으로 3000억원대 이하로 영업이익이 추락했다.
하지만 1인당 영업이익은 2015년 1억4314만원, 2016년 1억4693만원, 지난해 1억5179만원으로 매년 상승했는데, 이는 2016년 2103명에서 지난해 1923명으로 인원을 감축했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안진회계법인은 이를 통해 인건비 지출도 확 줄였다. 2015년 1564억원에서 2016년 1804억원으로 인건비를 확대했던 안진회계법인은 지난해 1522억원으로 인건비를 280억원 가량 축소했다.
한편 안진회계법인의 지난해 인력감축은 이정희 현 대표 취임(2017년 5월) 이후 이런 저런 이유로 이루어진 자체 감원과 대우조선해양 회계부정 사건으로 인해 소속 회계사들의 대규모 퇴사 사태 등 여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매출도 늘고 인원도 늘고, 평균연봉도 늘었다…한영
한영회계법인은 4대 회계법인 중 인력 규모가 가장 적지만 꾸준히 모든 지표를 상승시키며 내실있게 회사를 운영하고 있는 모습이다.
2015년 1863억원, 2016년 2164억원, 지난해 2654억원으로 큰 폭의 매출 상승을 보이고 있는 한영회계법인.
한영회계법인의 1인당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1억4082만원, 1억4125만원, 1억5011만원으로 매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인원은 1323명, 1532명, 1768명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인건비 규모도 874억원, 1033억원, 1278억원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평균연봉은 2016년까지 6743만원이었지만 지난해 7229만원을 기록, 삼일회계법인을 제외한 타 회계법인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