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농단 사건으로 1심에서 중형이 선고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항소심에서 1년의 형량이 늘어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사진=더팩트.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2심 재판에서 1심보다 가중된 징역 25년, 벌금 200억원이 선고됐다.
서울고등법원 형사합의4부(재판장 김문석 부장판사)는 24일 선고에서 "박 전 대통령과 이재용 부회장의 단독면담 자리에서 삼성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으리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며 1심과 달리 묵시적 청탁을 인정해 보다 가중된 형이 부과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이 지위를 남용해 대기업에 뇌물을 요구함으로써 공무원인 피고인에 대한 비난이 한층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이와 같은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거래는 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하고 사회의 깊은 불신을 남겼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열린 박 전 대통령 항소심 선고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승계작업과 관련해 '부정한 청탁'이 있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돼 왔었다.
433억원에 이르는 삼성의 뇌물 혐의 중 마필 소유권·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등 세부적인 부분에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1심에서 판단이 달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항소심 재판부는 삼성이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게 승마 지원을 위해 자금을 지원하거나 약속한 총 433억원 중에서 승마에 직접 지원한 72억9000여만 원과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낸 후원금 16억2800만원을 뇌물로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은 1심과 마찬가지로 '뇌물'로 인정했고, 1심과 달리 삼성의 영재스포츠센터 후원금은 뇌물로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명시적으로 청탁했다고 인정할만한 증거는 없고,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 사이에 승계작업 등 묵시적 청탁만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삼성 측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은 부정청탁에 의한 것이 아니다"라고 봤다.
박 전 대통령은 최씨와 공모해 미르·K스포츠재단에 774억원의 출연금을 강제로 받는 등 총 18개에 이르는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24년과 벌금 180억원을 선고받았다.
재판을 '보이콧'한 박 전 대통령은 항소하지 않았고, 검찰만 법원의 일부 무죄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 선고 공판 이후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항소심 선고가 연달아 진행되고 있다.
이날 선고를 끝으로 국정농단 사건의 항소심 선고도 사실상 마무리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 대법원에 상고할 경우 대법원에서는 법리적인 부분만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