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비대위, 10월 1일 전국 250여개 당협위원장 일괄 사퇴 의결
김병준 "인위적 인적청산과는 달라…12월내 완료 할 것"
◆…20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발언 중인 김병준 위원장(우측)과 김성태 원내대표. (사진=김용진 기자)
김병준 위원장 체제의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전국 당협위원장에 대한 일괄사퇴 카드를 꺼내들었다.
김 위원장은 20일 국회에서 비대위 비공개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10월 1일자로 (당협위원장들이) 일괄사퇴키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의결사항에 따르면 한국당은 내달 1일 전국 당협위원장에 대한 사퇴를 시작으로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산하 당무감사위원회가 감사에 들어간다. 감사대상에 오른 당협위원장은 전국 253개 당협 중 사고당협 22개를 제외한 231인이다.
감사 작업은 12월말까지 완료하되 당협위원장의 교체 또는 재임명은 감사 결과에 따라 지역별로 다르게 결정될 수 있다. 이같은 일정은 내년 2월 전당대회 개최를 목표로 짜여졌다는 게 당의 설명이다.
현재 비대위는 12월 중으로 당헌당규 개정과 혁신안 완성 등 당 쇄신 작업을 완료한 뒤 전당대회를 치른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당내외에선 한국당의 가장 큰 혁신 과제로 인적청산이 지적돼 왔다. 박근혜 정부 당시 여당으로서 국정농단에 대한 책임을 지는 한편 고질적인 당내 계파 싸움을 해결하기 위한 핵심 작업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비대위가 2020년 총선을 1년여나 앞둔 상황에서 꾸려져 공천권에 힘을 못쓰는 상황에서 당협위원장 교체 카드가 주목받았다. 당협위원장직 유지는 총선을 앞두고 진행될 당내 공천에 유리하게 작용된다.
다만 이날 결정을 두고 친박계 등의 당내 반발도 예상된다. 실제 이날 비대위 회의 초반에도 일부 이견이 표출됐다.
박덕흠 의원은 공개회의에서 "당헌당규내 당협위원장을 일괄사퇴시킬 수 있는 규정은 없다"며 "다만 당 지방조직운영법 28조에 시도당 위원장의 의견청취 후 당협위원장 사퇴가 가능하도록 돼있는데, 이 경우 문제가 있는 위원장에 대해 사퇴시킬 수 있다는 의미"라며 신중한 접근을 요청했다.
그러나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선 논의를 거쳐 일괄사퇴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 회의 이후 김 위원장은 "(의결은)만장일치였다"며 "반대가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분들이 당이 비상상황이라는 것을 아는 만큼 선당후사의 정신에서 이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일괄 사퇴 조치가 '인위적 인적청산'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인위적이라는 것은 특정인이나 특정계파를 지목해 처리하는 것"이라며 "(이번 일괄사퇴는) 사실상 매년 있는 당무감사와 같은 성격이라는 점에서 인위적 인적청산과는 다르다"고 했다.
그동안 입장과 달라진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엔 "인적청산·쇄신을 안한다고 한 적이 없다. 언젠가는 할 수 있다는 늬앙스"였다며 "비대위가 끝없이 늘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