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보상금은 회사가 직원과의 노동관계를 종료할 때 즉, 직원이 퇴직할 때 지급하는 보상금으로서 한국의 퇴직금과 유사하나 법적 성질은 상당히 다르다. 중국에서는 법률에 규정된 법정 사유에 부합해야 회사가 경제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된다. 중국현지법인을 철수하기 위해서는 직원들과 고용관계가 정리되어야 하며, 이때는 반드시 경제보상금을 지급해야 하므로 경제보상금에 대한 내용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고자 한다.
경제보상금의 지급요건
1. 경제보상금 지급의 기본 원칙
노동계약법 제46조는 “다음 각호의 상황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사용자는 노동자에게 경제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① 노동자가 이 법 제38조 규정에 따라 노동계약을 해지하는 경우(사용자의 위법노동행위로 인한 노동자의 사직통고)
② 사용자가 이 법 제36조 규정에 따라 노동자에게 노동계약의 해지를 제의하고 노동자와 협상하여 노동계약을 해지하는 경우(노동계약의 합의 해제)
③ 사용자가 이 법 제40조 규정에 따라 노동계약을 종료하는 경우(노동자의 질병, 업무외 원인 부상, 업무능력부족, 계약 환경변화에 따른 해고 등 비과실성 해제)
④ 사용자가 이 법 제41조 제1항 규정에 따라 노동계약을 종료하는 경우(파산법에 근거한 기업재편으로 노동계약 해제)
⑤ 사용자가 계약에 약정한 조건을 유지하거나 더 높은 조건을 제기하여 노동계약을 갱신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노동자가 계약의 갱신을 거부하는 상황은 제외하고 이 법 제44조 제1호 규정에 따라 고정기한의 노동계약을 종료하는 경우(노동계약의 만기종료시 회사측사유로 계약 미갱신)
⑥ 이 법 제44조 제4호, 제5호 규정에 따라 노동계약을 종료하는 경우(파산, 영업취소·해산에 따른 노동계약 해제)
⑦ 법률, 행정법규가 규정한 기타 경우
위의 경제보상금 지급사유를 종합적으로 판단할 때 다음과 같은 사유가 발생하는 경우는 사용자가 경제보상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
① 노동계약의 중도해제
- 노동자의 사직원 제출로 인한 노동계약의 해제(자발적 사직)
- 사용자의 노동자 과실성 사유로 인한 계약의 해제(징계해고)
- 시용기(인턴기간) 중 채용조건에 부합하지 않음을 사유로 한 노동계약의 해제
- 기업의 분할과 합병시 노동자의 협상일치로 노동계약을 새로 체결하는 경우
② 노동계약의 만기종료
- 노동계약 만기종료시 노동자가 계약갱신을 원하지 않는 경우
- 법정 퇴직연령에 도달해서 양로보험의 수급을 개시한 경우
- 노동자의 사망
중국 경제보상금의 지급여부는 퇴직의 사유가 회사측 원인이냐 노동자측 원인이냐에 따라 결정된다. 노동자측의 원인으로 즉, 회사는 계속 고용하고자 하나 노동자의 사정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그만두든지 또는 노동계약의 갱신시점에 회사측이 계속 고용을 제의하였으나 이를 거부하는 경우 회사가 경제보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면제된다. 또한, 노동자 본인이 법정연령에 도달해서 정년퇴직을 한 경우에도 노동자측의 원인으로 간주되므로 이때는 한국과 달리 경제보상금을 줄 필요가 없다. 정년퇴직은 국가법률에 따른 퇴직으로서 매월 양로보험(국민연금)의 수급대상이 되므로 기업의 경제적 보상의무가 면제되는 것이다.
이처럼 중국의 경제보상금제도는 한국의 퇴직금과 다르고 또한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퇴직의 사유가 어느 측에 있느냐, 지급액이 적정하느냐 등을 놓고 퇴직시점에 노동분쟁이 빈번하므로 관련 법률을 정확히 파악해 둘 필요가 있다.
2. 협상해제의 경우 경제보상금
노동계약기간이 만료되기 전에 회사와 직원이 서로 협상하여 노동계약을 합의에 의해서 해제하는 경우에 어느 측이 협상해제를 제기했는가에 따라 경제보상금의 지급여부가 결정된다. 만약, 회사가 노동계약의 해제를 제기하여 노동자가 이에 동의하는 경우 경제보상금의 지급의무가 발생한다. 반면에 의무복무기간약정이 체결되어 있어서 회사의 동의 없이 마음대로 퇴직 할 수 없는 경우에 노동자가 노동계약의 해제를 제기하여 회사가 동의하는 경우 회사측의 경제보상금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3. 자원사직의 경우 경제보상금
직원 본인의 의사에 따라 자원사직을 하는 경우 회사측에 경제보상금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다만, 노동분쟁이 발생한 때에는 '자원의사'라는 것을 회사가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직원 본인의 친필서명이 들어간 서면사직서를 받아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메일, 팩스, 휴대폰 문자메시지, 구두사직은 절대 수락하면 안되며, 이 경우에는 서면사직서를 보충해서 제출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4. 계약만기 퇴직의 경우 경제보상금
노동계약의 만기가 되면 노동계약은 자연 종료된다. 이 때 회사가 계약갱신을 원하지 않는 경우 2008년 1월 1일 이후의 근속기간에 대해 경제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반면, 회사는 갱신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가 갱신을 원하지 않아서 노동관계가 종료되는 경우에 회사는 경제보상금 지급의무가 없다. 다만, 이 경우에도 후일의 분쟁 발생여지를 없애기 위해서 노동자가 갱신을 원하지 않았다는 증거를 확보해 두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방식으로는 계약만기 도래 1개월 전에 회사는 현재의 임금수준보다 낮지 않은 조건으로 노동계약을 갱신하겠다는 의향서를 보내고, 일정기간 내에 동의여부를 서면으로 회답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다. 만약 직원이 갱신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기해서 회답하는 경우 이를 경제보상금 미지급의 증거로 삼을 수 있다.
한편, 회사의 중요하고 비밀스러운 업무를 담당했던 회계, 출납, 인사 등의 업무와 관련된 직원의 경우 설사 본인이 갱신을 원하지 않는다고 해도 원만한 고용관계의 종료를 위해서 그리고 퇴직 후에도 과거의 업무처리에 대한 도움을 받기 위해서 경제보상금을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노동자 무과실 해고의 경우 경제보상금
노동자의 과실이 아닌 사유 예를 들어 질병, 직무부적임, 객관상황의 중대한 변화 발생 등으로 해고를 할 경우 회사는 경제보상금 N+1(사전통지대체금)을 주고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그렇지만 무과실 해고 시에는 N+1의 보상을 주는 것 이외에도 장기간의 까다로운 법정절차를 이행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관련 증거자료를 가지고 직원을 설득하여 '협상해제' 방식으로 내보내고 있다. 이 때 기본적으로 N+1의 보상이 필요하며, 여기다가 협상촉진용으로 약간의 보상금을 추가하는 경우도 있다.
6. 사측 위법행위로 사직하는 경우 경제보상금
노동자가 사회보험 미납부, 임금연체, 잔업비 미지급 등 회사측의 위법행위를 사유로 내세우며, 일방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계약을 해제하고, 노동소송을 제기하는 경우 노동자의 주장이 받아들여지면 회사는 경제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다만 동 법조항은 노동계약법의 신설법규이므로 2008년 1월 이후 근속연수만 경제보상금 계산의 대상이 된다.
경제보상금의 계산방법
경제보상금의 계산방법에 대해서는 노동계약법 제47조에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경제보상금은 '경제보상금 = 12개월 평균임금 × 근속연수'의 공식으로 계산되며, 2가지 변수에 따라 그 금액이 결정되므로 각각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12개월 평균임금은 노동계약이 해제되거나 종료되기 전까지 직전 12개월간의 총임금소득(상여금, 성과급, 잔업비 등을 모두 포함)의 세전 합계금액을 12로 나눈 월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한다. 근무기간이 12개월 미만인 경우 실제로 근무한 월수에 따라 평균임금을 계산한다. 한편, 직전 12개월은 정상 경영상황을 가정한 것이기 때문에 조업정지 등으로 인해 비정상적인 임금을 수령한 경우 그 기간은 12개월에서 제외된다.
그리고 근속연수는 회사에 입사해서 근무하기 시작한 날로부터 노동계약이 종료되는 날까지로 한다. 단, 고정기한 노동계약을 체결하고 계약 만기일에 종료되는 경우 2008년 1월 1일부터 근속연수만 경제보상금의 지급대상이 된다. 여기서 주의가 필요한 것은 계약의 중도해제의 경우이다. 과거 노동법 시대부터 계약의 중도해제는 입사시점부터 전체 근속연수를 기준으로 경제보상금을 계산하면 된다. 한편, 노동자의 질병 또는 비업무부상으로 의료기간이 부여되면 이 의료기간 역시 근속연수에 포함된다.
고임금자에 대한 경제보상금 상한제도
경제보상금의 상한제도를 두는 이유는 고임금자와 저임금자의 경제보상금 액수의 지나친 격차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경제보상금의 상한제도를 적용 받는 고임금자는 12개월 평균임금이 소재지의 직전연도 직원 사회평균임금의 3배보다 많은 직원을 말한다. 이러한 고임금 직원의 경제보상금은 '12개월 평균임금'과 '근속연수'에 모두 상한선을 두고 있다. 먼저 해당 직원의 12개월 평균임금이 기업 소재지 전년도 직원 사회평균임금의 3배를 초과하는 경우 그 직원에게 지급하는 경제보상금의 12개월 평균임금은 기업소재지의 전년도 월평균임금의 3배 금액으로 한다. 그리고 이 고임금자의 근속연수를 계산할 때 최고 12를 초과할 수 없어 20년을 근무한 경우라도 근속연수는 12를 적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당해 도시의 전년도 직원 사회평균임금이 월 4,000위안이라면 월 20,000위안을 받는 직원이 최대한 받을 수 있는 경제보상금은 12,000 × 12가 된다.
이택곤 BKC컨설팅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