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후반기 기재위 경제재정소위원회 위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 (자료사진=김용진 기자)
초선시절 이미 경제부처에 '저승사자'로 이름을 날렸다. 심상정 정의당 국회의원이 국회 입성뒤 치른 첫 국정감사에서 이헌재 당시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사실상 무릎을 꿇었다.
국정감사장에 나온 이 부총리를 상대로 재경부가 1조8000억원의 외환보유고 손실을 입힌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지금도 정계에선 초짜 국회의원이 소위 '모피아 실세'를 저격한 사건으로 회자된다.
3선 의원, 대선 후보 출신으로 체급을 높인 그가 20대 후반기 국회에서 다시 기획재정위원회로 돌아왔다. 경륜만큼 더 성숙해진 '경제 파이터'가 되겠다는 각오로 대안 제시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엔 종합부동산세 강화 개정안 발의에 이어 경제부처 고위공무원의 강남3구 주택 보유 현황을 발표하며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그저 상식적인, 약자도 살만한 경제 환경을 만들자는 마음에서 일관되게 이어지는 행보다.
평범한 여교사가 될 수도 있었다. '전태일 평전'을 계기로 서울대 학생에서 공단 노동자가 돼 지명수배까지 당했다. 도피 시절 부모님께 얼굴도 비추지 못했던 죄스러움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면서야 한시름 덜 수 있었다.
기센 300명만 모았다는 국회에서도 그의 전투력은 돋보인다. 한때 '노동현장은 잘 알지만 실물경제엔 약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러나 '법정이자 최고세율 인하' '삼성비자금 문제' 등 굵직한 경제현안을 풀어내는 성과를 통해 능력을 입증해왔다.
이번에도 기재위 등판이 결정되자 시작한 일이 '스터디'였다. 전문가를 초빙하는 방식으로 경제 공부에 매진 중이다. 독서도 맹렬하게 한다. 지난 추석연휴도 국정감사를 생각해 휴식기없이 의원실에 묵묵히 출근해 수권의 책을 읽었다.
연휴에 출근하는 상사지만 능력이 있다보니 보좌진도 '심블리(심상정+러블리)'라 부른다. 보좌진이 '100'을 준비했다면 '150이상'의 효과를 내줌으로써 땀을 헛되게 하지 않는다. 물론 '100'을 준비하게 만드는 꼼꼼한 상사이기도 하다. 꽂히면 파고들어 바꿔낸다.
알고보면 국정감사를 앞둔 피감기관에도 '심블리'일 수 있다. 정책질의서를 사전 배포하는 데 인색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쟁만 오갈 것이 아니라 정책 국감이 돼야한다는 생각에서다. 피치못할 경우가 아닌한 피감기관의 사전준비를 위해 질의서를 제공한다니 방문을 두드려 보는 게 좋겠다.
가족으로는 '외조의 달인' 남편과 아들 한명을 뒀다. 항상 바쁜 엄마여서 미안함을 품고 살았지만 요즘엔 보다 당당해지려 한다. 여성이 일·가정 모두 완벽해야 한다는 '슈퍼우먼 신화'를 깨야 한다는 생각에 관련법 개정에도 적극적이다. 경험형·생활기반의 정치가 전투력의 근원일 수도 있다.
맥주 한병이던 주량은 최근 들어 제로 수준으로 줄였다. 대신 국회 체력단련실에 매일 출근도장을 찍으며 진정한 '운동권'으로 거듭나고 있다. 천주교 신자로 세례명은 마리아.
<약력>
▲1959년生 ▲명지여고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제17대 국회의원(비례대표·민주노동당) ▲제19대 국회의원(경기 고양시덕양구갑·통합진보당) ▲제20대 국회의원(경기고양시갑·정의당) ▲20대국회 전반기 정무위원 ▲제19대 대통령선거 정의당 후보 ▲20대국회 후반기 기재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