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가맹사업을 추진하면서 가맹·비가맹점을 부당하게 차별한 골프존에 신제품 공급명령을 부과하고 5억원의 과징금과 검찰 고발 조치를 취했다.
공정위는 골프존이 비가맹점의 가맹 전환을 강제할 목적으로 가맹점에만 골프 시뮬레이터(GS) 신제품을 공급했다면서 14일 이같이 밝혔다.
스크린골프장에 GS를 판매하던 골프존은 매장 수가 급증하자 지난 2016년 8월부터 과밀화를 해소하고 개별 스크린골프장의 상권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가맹사업에 돌입했다. GS는 스크린과 프로젝터 등으로 구성된 골프 시뮬레이션 설비와 관련 소프트웨어다.
2007년 기준 골프존의 GS를 사용하던 스크린골프장은 559곳이었으나 2016년 말 4817곳까지 늘어 매장 수 기준 제빵업종 1위인 파리바게뜨의 점포수 3420개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GS 사용 스크린골프장이 가맹점으로 전환해도 영업지역 내 다른 비가맹 사업장이 존재했고 비가맹점도 새로 개업할 수 있는 상황에 초래됐다.
공정위는 "가맹사업의 상권 보호효과가 거의 없었고 이를 골프존도 내부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면서 "골프존은 스크린골프장수가 정체상태에 이르러 신규 GS제품 판매가 한계에 부딪치자 가맹비, 로열티, 인테리어 공사 등을 통해 지속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가맹사업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가 공개한 골프존의 가맹사업 개시 전 작성된 내부 문건과 사업계획에는 '밀집지역 내에서 가맹점의 영업지역으로 실질적 보호가 어려워 보인다'와 'FC(프랜차이즈) 도입을 통한 지속 수익성 확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골프존은 2016년 7월 신제품 GS인 '투비전'을 출시하고 이를 가맹점에만 공급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투비전은 기존 제품에 내장된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한 투비전 라이트와 하드웨어까지 모두 업그레이드한 투비전 프로 두 가지 버전으로 출시된 제품이다. 라이트는 대당 설치비용 30만원에, 프로는 가맹전환시점에 따라 대당 980만원 혹은 1500만원에 공급됐다. 올 4월에 출시된 업그레이드 제품인 투비전 플러스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가맹점에만 공급이 이뤄졌다.
비가맹점의 경우 2014년 12월 나온 비전 플러스 이후 신제품이 전혀 공급되지 않았다. 이에 비가맹점 단체인 전국골프존사업자협동조합과 개별 비가맹점 415곳은 투비전 라이트 공급을 지난해 상반기 지속적으로 요청했으나 골프존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골프존은 비가맹점용 신제품 개발을 2차례 추진했으나 개발 중단으로 인해 출시하지 않았으며 법무법인 3곳으로부터 비가맹점에 대한 신제품 미공급행위가 공정거래법에 위반될 가능성 크다는 자문에도 이를 무시했다. 올 4월 기준 골프존으로부터 신제품을 공급받지 못한 비가맹점은 3705곳에 달한다.
공정위는 이 같은 골프존의 행위가 비가맹점의 경영난을 초래하고 가맹전환까지 강제한다는 점에서 중대한 위법행위라고 판단했다. 외부 법무법인의 자문을 받고도 신제품 차별 공급을 강행해 고의성도 다분하다고 보고 법률상 정액과징금 상한액인 5억원의 과징금과 검찰 고발을 결정했다. 이와 함께 투비전 라이트와 유사한 기능의 제품을 최소비용으로 비가맹점에 공급하도록 시정명령도 부과했다.
이번 공정위의 조치에 대해 골프존측은 "가맹사업을 추진하면서 비가맹점의 가맹전환을 강제할 목적이 없었다"면서 "가맹사업은 스크린골프 시장 환경 개선을 위해 추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공정위로부터 공식 문서로 통보받은 이후 적합한 방법으로 응대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