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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설계 이야기]

은퇴 후에는 존재의 삶을 살자

조세일보 | 윤철호 꿈세생애설계협동조합 이사 2018.11.15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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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부터 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의 법정 정년이 60세가 되었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50대 중반에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이라는 형태로 일하던 곳을 그만두게 되는 사람이 많다. 퇴직자들에게 무슨 일을 하느냐고 물어보면 많은 사람이 퇴직을 하고 잠시 쉬고 있다는 답변보다 은퇴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퇴직과 은퇴는 분명한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종종 퇴직과 은퇴를 구별하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편한 단어를 선택하여 사용하고 있다.

퇴직과 은퇴의 차이는 무엇일까? 국어사전에 퇴직은 '현직에서 물러남'이라고 표현되어 있고, 은퇴는 '직임에서 물러나거나 사회 활동에서 손을 떼고 한가히 지냄'으로 정의되어 있다. 그러나 실제 생활에 대하여는 명백한 정의를 내리기가 애매하고 개인별로 처한 상황에 따라 견해가 다양하겠지만 크게 5가지 부분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의미와 형태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퇴직은 현재 일하고 있는 직장을 그만두고 일시적으로 쉬고 있는 상태이고 은퇴는 소득을 창출하는 직업 활동에서 물러나 손을 떼고 한가롭게 지냄과 동시에 장기적이고 영구적이다. 즉 소득이 발생하는 경제적인 활동을 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가 퇴직과 은퇴를 구별하는 요소이다.
  
둘째, 미래 지향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퇴직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다른 직장을 찾아 재취업을 하거나 창업, 창직 등을 통하여 경제활동에 다시 참여하는 반면 은퇴는 특별한 취업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나이에 있어서 차이를 보인다. 퇴직은 학교를 졸업하고 취업을 한 연령대(20~50대)에 걸쳐 광범위하게 발생하는데 오래 근무한 주 직장에서 퇴직하는 연령은 50대 초반인 반면에 은퇴는 정년 60세를 기준으로 볼 때 비자발적인 명예퇴직이 시작되는 50대 중,후반부터 시작하여 60세 전후에 주로 나타난다.

넷째, 소득 창출원의 변화이다. 퇴직 전에는 근로소득, 사업소득 등이 주류를 보이지만 은퇴 후의 주 소득원은 공적·사적연금, 부동산 등의 임대소득, 금융자산(현금, 예금, 적금 등) 등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노후준비가 충분하지 않은 65세 이상의 많은 노년인구가 은퇴해야  할 나이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돈을 벌기 위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삶의 형태가 확연하게 대비된다. 은퇴하기 전에는 지속적인 경제활동을 하면서 소유의 삶을 살아가지만 은퇴 후에는 존재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소유의 삶은 내가 다른 사람보다 좀 더 잘 살고 싶은 욕망으로 오로지 경제적인 측면만 보고 더 많이 소비하기 위해서 더 많이 가지려고 살아가는 삶을 말하는 것이다. 명문 대학교를 졸업하고 좋은 직장에 취업하여 연봉 많이 받고 멋진 배우자 만나 결혼해 아이를 낳고 좋은 환경에 양육하면서 내 자식이 원하는 것은 모두 해주고 싶어서 돈을 번다는 의미이다.

남들보다 더 좋은 자동차를 구입하고 좀 더 큰 평수의 아파트를 취득하고 내 아이가 좋은 학교에 가도록 사교육비를 더 쓰기 위해 끊임없이 돈을 갈구하는 삶이 소유의 삶인 것이다. 물론 모든 사람이 소유의 삶을 산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많은 사람이 그것을 위해 살아가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와 달리 은퇴 후에 살아가야 할 바람직한 삶의 형태는 존재의 삶이다. 존재의 삶이란 지금까지 살아온 소유의 삶에서 벗어나 삶의 지향점을 다르게 가져야 한다. 나만을 위한 삶이 아닌 타인과 사회를 함께 생각하고 그 속에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태어나 한평생 살면서 지금까지 무엇을 위해 살았고 현재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되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인생을 의미 있게 살려면 뭘 하면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자문하고 그 해답을 찾아 살아가는 삶이 존재의 삶인 것이다.

예를 들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베푸는 봉사 활동,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가 정신,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사회를 위한 성숙한 시민의 역할, 가진 것을 타인과 나누는 지혜, 잘 할 수 있는 것을 통한 국가와 지역사회에 공헌 등이라 할 수 있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은퇴란 말은 저 깊은 장롱 속에 넣어 두어야 한다. 60세에 정년퇴직을 하더라도 30년 이상의 시간을 더 살아야 한다. 흔히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려면 1만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30년을 시간으로 환산해 보면 하루 10시간×365일×30년을 하면 109,500시간 이란 엄청난 결과가 나온다. 11만 시간이면 1만 시간의 10배나 되는 긴 시간인데 은퇴 후에 그 긴 시간 동안 무엇을 하고 살아갈 것인지 생각해 보자. 아무것도 하는 일 없이 휴식만 취하고 살아간다면 그 삶은 무의미하고 장수도 불행이다.

이제 우리는 60세 이후의 삶에 대하여 준비를 해야 한다. 소유의 삶이 아닌 존재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스스로를 준비해야 한다. 만약 지금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11만 시간이란 엄청난 시간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으므로 지금부터 그 시간을 잘 활용하여 준비하면 된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 이후에 존재의 삶을 살 수 있다면 노년기의 삶이 행복할 뿐만 아니라 행복만족도 지수가 엄청나게 낮은 우리 사회도 자그마한 변화를 거쳐 서로 존중하고 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본다.    

꿈세생애설계협동조합
윤철호 이사

[약력] 현)꿈세생애설계협동조합 이사, 한국컴플라이언스인증원 전문위원, 현)부산가톨릭대학교 사회적경제센터 연구원, 현)한국생애설계협회 교육지원본부장, 현)생애설계사 자격증과정 전문 강사, 현)한양대학교 사이버대학 강사, 전)삼성디스플레이 사내교수, Compliance 경영 전문가(CCP 1급), ISO37001/19600 인증심사 위원, 한국생애설계사(CL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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