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수역 폭행 사건, 여성이 먼저 남성 폭행"

◆…경찰 이수역 폭행 [사진: 유튜브 캡처]

경찰이 최근 뜨겁게 논란이 되고 있는 이수역 폭행 사건에 대해 "여성 일행이 먼저 남성을 쳤다"는 결론을 냈다.

16일 서울 동작경찰서는 "몸싸움의 발달은 여성 일행 측이 먼저 남성의 손을 친 것"이라면서 "이후 서로 밀고 당기는 쌍방 폭행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이어 "남성 측의 정당방위 여부는 추가 조사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을 통해 남혐·여혐 논란으로까지 번진 '이수역 폭행 사건'은 지난 13일 새벽 4시쯤 이수역 근처 한 술집 내부에서 시작됐다. 여성 2명이 해당 술집에서 술을 마시며 고성을 질렀고 같은 자리에 있던 남성 3명은 여성들을 향해 조용히 해달라고 부탁했지만 여성들은 남성들에게 "'한남', '6.9센치'" 등의 남성 비하 단어를 써가며 소란을 피웠다.

가까이 있던 주점 점주까지 나서서 여성들을 말렸지만 비하 발언은 멈추지 않았고 결국 남성들 역시 화를 참지 못해 여성들과 실랑이를 벌였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여성 일행이 남성 일행 중 한 명의 손을 쳤다고 보고 있다.

이세일 동작경찰서 형사과장은 "(여성이 남성의) 손을 친 것이 폭행이 될지, 밀고 당기는 행위부터를 폭행으로 봐야할지는 경찰 조사를 더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후 시비가 격해지자 남성 일행은 주점을 빠져 나갔다. 이를 여성 일행이 뒤따라가면서 주점 외부 계단에서 '2차 몸싸움'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여성 일행 중 한 명이 크게 다쳤다.

소방당국 기록에 따르면 여성 일행 가운데 연장자가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실신했다. 머리 뒤쪽에는 4cm 크기의 상처가 생겼고 출혈이 있었다.

남성 일행 3명과 여성 일행 2명은 쌍방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남성 측은 "여성이 소란을 피웠고 우리 테이블에 와서 먼저 시비를 걸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반면 여성 측은 "옆 테이블 연인과의 다툼이 있었는데, 여기에 남성들이 끼어들어서 폭행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다만 양쪽 모두 "성(性)혐오 발언이 폭행 계기가 됐다"고는 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