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조사 거부하자 몇 달 뒤 다른 수사관에 같은 지시"
靑 "공항철도, 이름과 업무 성격 때문에 빚어진 오해" 해명
김태우 수사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감반원으로 재직하던 지난 5월 청와대 윗선으로부터 민간 기업에 대한 불법사찰을 지시받았다고 주장,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김 수사관은 17일 <채널A>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지난 5월 24일 윗선에게서 민간기업 사찰을 처음 지시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수사관에 따르면 당시 직속상관이었던 이인걸 특검반장은 "우리 감찰 대상은 아니지만 비리가 있다고 하니 확인해 보라"며 A4용지 한 장짜리 비리 의혹 첩보 문건을 건넸다고 주장했다.
문건에 적힌 기업은 '주식회사 공항철도'로 1998년 현대건설 등 13개 민간 업체가 투자해 만들어진 회사다. 2009년 코레일에 잠시 인수됐지만 현재는 KB 등이 대주주로 있는 민간기업이다.
이런 민간기업 조사는 불법 사찰이기 때문에 당시 조사 지시를 거부했다는 게 김 수사관의 주장이다.
그런데 4~5개월 뒤 특감반의 다른 수사관에게 똑같은 공항철도에 대한 조사 지시가 또 내려왔고 김 수사관은 또다시 "조사를 만류했다"고 주장했다.
김태우 수사관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청와대는 불법 사찰 의혹에 휘말릴 수 있어 파장이 예상된다고 <채널A>는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지난 5월 여러 군데를 통해 공항철도에 대한 첩보가 특감반에 들어왔고, 특감반장은 공항철도를 감찰대상인 공기업으로 잘못 알고 김 수사관에게 첩보내용을 알아보라고 지시했다"면서 "공항철도의 이름과 업무 성격 때문에 빚어진 오해였다"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하지만 김 수사관으로부터 어떤 피드백도 받지 못했다"며 "따라서 보도내용처럼 이인걸 반장이 '우리 감찰 대상이 아니지만'이란 말은 한 적이 없고, 김 수사관이 조사지시를 거부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모든 감찰 진행 경과를 다 못 챙기는 상황에서 공항철도에 대한 비슷한 제보가 10월17일 경 정식 민원으로 접수됐다"며 "이 반장은 이를 다른 감찰관에게 알아보라고 확인시켰으나 그로부터 '공항철도는 우리 감찰대상이 아니다'라는 보고를 받고 민원담당 행정관에게 다시 돌려보냈다"고 설명했다.
김 대변인은 결과적으로 "민원담당 행정관은 범죄혐의가 있는 내용이라 이를 대검찰청으로 이첩했다"면서 "물론 '조사를 만류했다'라는 김 수사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