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유커·遊客) 비중이 단체에서 개별(싼커·散客)로 급격히 바뀌면서 호텔업계의 판도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싼커의 대부분은 20~30대 지우링허우(1990년 이후 출생자)들로 직접 정보를 검색해 여행계획을 짜기 때문에 숙박 장소도 기존의 단체 관광객들과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태로 인한 중국의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조치이후 급감했던 중국인 관광객은 올 2분기 이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에 의하면 10월 중국인 입국자 수는 47만 5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7.6% 늘었다. 같은 달 면세점 매출도 14억3,819달러(한화 약 1조 6223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28.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구매객 가운데 올 들어 90% 정도로 비중이 늘어난 싼커가 면세점 매출의 일등공신"이라며 "대리구매상을 통한 싼커들의 쇼핑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싼커들은 트렌드에 민감한 만큼 중국 단체관광객들의 필수 코스인 명동보다 강남·홍대 일대를 주로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는 지난 중국 노동절(4월 27일~5월 4일)기간 판촉행사를 통한 중국인 고객의 매출 신장률이 174.1%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강 라마다앙코르' 조감도. 사진=한국토지신탁 제공
업계에서는 강남권에 프리미엄급 호텔이 잇따라 들어서는 것도 싼커를 겨냥한 포석이라고 분석한다. 호텔롯데는 작년 말 선릉역 인근 4성급 부티크호텔 'L7 강남'을 열었고 메리어트 인터내셔널도 지난 4월 서울 강남 도산대로에 프리미엄급 브랜드 '포포인츠 강남'을 개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형 쇼핑타운 주변 분양형 호텔들도 싼커의 구매력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경인아라뱃길에서 내년 2월 준공하는 '한강 라마다앙코르' 호텔은 수도권 서부 최대 쇼핑타운으로 꼽히는 현대 프리미엄아울렛 인근 입지를 갖춰 싼커 중 숙박과 쇼핑을 모두 즐기려는 호캉스족을 흡수한다는 복안이다.
분양 관계자는 "지난 8월 김포점의 대규모 증축 오픈을 계기로 현대프리미엄아울렛은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나설 계획이어서 호캉스족 숙박수요도 늘어날 것"이라며 "호텔이 들어서는 경인아라뱃길이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에서 가까운 입지 장점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