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철도착공식 26일 개성 판문역서 진행 가능
유해발굴 진행 ·北 타미플루 제공…이산가족 화상상봉도 가능성 커
비건 "北과 다음 단계 논의 열망···그러나 일방적 제재완화 없어"
◆…21일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통해 오는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열리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은 대북제재 위반 우려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사진은 파주 도라산역에서 이어진 경의선 철도가 지나는 남방한계선 통문 철길 주변 모습 (사진=국회사진취재단)
남북이 26일 개성 판문역에서 열기로 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대북제재 위반 우려 없이 예정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1일 오전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 미 대표단과 한미 워킹그룹 2차 회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워킹그룹을 통해 철도 연결사업과 관련된 착공식을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철도 착공식 행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미국 독자 대북제재 등에 저촉되지 않는다. 그러나 행사에 필요한 물품을 북측으로 반출할 경우는 대북제재 결의 면제를 받아야 한다.
이 본부장은 "오늘 비건 대표와 아주 좋은 협의를 가졌다"며 "또한 워킹그룹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부터 시작해 내년 초까지가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 아주 중요한 시기라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이런 의미에서 미·북 사이 실무협상이 조속히 개최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비건 대표도 이번 회의가 “생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날 논의된 인도주의적 차원의 대북 지원사업에 대해서는 "워싱턴에 돌아가 관련 정책을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모든 활동은 한미 간 협력뿐만 아니라 북한과의 관계를 진전하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내년 초로 예상되는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북미 간 대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과의 다음 단계 논의를 열망한다"며 "그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다가올 정상회담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날짜와 장소에 대해서는 "현재 발표할 것이 없다"면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 북한과 노력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한편 비건 대표는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 관련해선, "일방적인 완화는 없다"고 선을 그어 선(先) 비핵화 후(後) 제재완화 조치라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앞서 했던 (6.12 공동성명) 약속의 맥락에서, 미북 간 신뢰를 쌓기 위한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남북 간 인도주의적 사안에 대한 성과도 있었다.
이 본부장은 "남북 간 유해발굴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게 됐고, 북한 동포들에 대한 타미플루 제공 문제도 해결됐다"고 밝혔다.
또한 유니세프와 WFP(세계식량계획) 등 유엔 산하 국제기구를 통한 800만 달러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해서도 "미국도 인도적 지원 자체는 유엔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전제하에 이 문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며 "그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비롯한 여러 가지 이슈들에 대해서도 다 이야기했다"며 "잔잔한 문제들이 조금 남아있는 것 외엔 내년에도 계속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비건 대표는 이날 오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비핵화 문제 및 인도적 지원을 포함한 대북협력사업 추진 방안에 대해 폭넓게 협의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한미간 공조를 더욱 긴밀히 지속해 가기로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