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당국의 세무조사 사례를 보면 A치과는 비보험과목에 대해 할인을 미끼로 현금 결제를 유도하고, 실장으로 근무하는 배우자가 현금 수입 신고 누락을 위해 전산 차트 및 수동 차트를 편집하였다. 또한 차명계좌를 사용하여 탈세를 한 것이 적발되어 소득세 및 증여세 30억 원과 현금영수증 미발급 과태료 11억 원을 부과 받았으며, 조세범처벌법으로 기소를 당했다.
한편 경남에서 B산부인과를 개원했던 서 대표는 종합소득세 신고를 하면서 경비 17억 원을 허위로 계상하였고, 소액으로 간이 영수증을 수도 없이 허위로 작성하여 비용 처리하는 방법으로 소득을 탈루한 것이 적발되어 소득세 및 증여세 8억 원을 추징당했으며, 이에 적극 동조하고 소득 탈루를 도운 세무대리인의 직무를 1년 정지하는 처분을 받았다. 아울러 G이비인후과를 개원하고 있는 이 원장도 몇 년 전 세무조사를 받아 차명계좌를 개설하여 수수료 수억원을 탈루한 사실이 적발되었으며, 그로 인해 결국 폐원할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개원가(開院街)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세무조사이다. 이는 과세당국이 병의원을 고소득 전문직으로 보고 세금을 회피하지 않았어도, 그리고 정상적으로 세금을 납부하고 있어도 항시 탈루, 탈세의 의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어느 업종보다 세무조사의 확률이 높은 것이 병의원 등의 의료업계이다.
얼마 전에도 과세당국은 검찰, 지방자치단체 등으로부터 수집한 과세 자료와 금융정보분석원 정보 등을 토대로 고소득 사업자를 주요 대상으로 선정하여 고강도 세무조사를 벌인 바 있다. 이번 조사는 조사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 등 주변인의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한 자금출처 조사도 병행하였으며, 특히 차명계좌 사용, 이중 장부 작성, 증빙 서류 조작 등을 집중적으로 조사하였다. 사실 이번 기획 세무조사는 공개되지 않았을 뿐 2005년부터 계속해오던 것으로, 최근 5년간 세무조사를 받은 고소득 사업자는 총 5천 400명이 넘었고, 추징액은 3조8천 600억 원 이상이었다.
따라서 만일 병의원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세무조사를 받게 되면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과도 한 추징금으로 인해 막대한 손실을 입을 수도 있기에 평소에도 세무조사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해두는 것이 좋다. 실제로 서울에서 J성형외과를 개원하고 있는 김 원장은 몇 년 전 이탈했던 직원 탓에 갑작스럽게 세무조사를 받은 적이 있었다. 김 원장은 평소 거래 세무사의 도움을 받아 잘 정리했다고 생각했지만 세무조사관들이 어디에, 어느 정도의 현금 매출이 있었고, 어느 정도를 신고하지 않았는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그 결과 소명 자료 제출 기회도 없이 막대한 세금을 추징당해야 했다.
과세당국이 병의원 조사 시 집중적으로 보는 것은 먼저 비보험부분의 과소로 세금신고 시 보험과 비보험부분의 비율을 계산해보고 평균보다 비보험 부분이 지나치게 낮을 경우이다. 또한 현금 매출 규모를 조사한다. 만일 다른 병의원에 비해 지나치게 현금 매출이 낮다면 과세당국은 관심을 갖게 된다. 즉 비보험진료가 많거나 현금 결제가 많은 진료과목을 가진 병의원과 보험 수입이 주 수입원인데도 세금계산서 및 원천 징수액에 비해 재료비 및 인건비 비율이 높은 병의원 그리고 기초 수급이나 장기 입원 환자가 많은 병의원일수록 더욱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따라서 무료 예방접종 보조금과 국고보조금을 받고 있을 경우 결코 누락해서는 안 되며, 절대로 현금 매출을 적게 신고해서도 안된다. 만약 현금영수증을 발행하지 않으면 금액의 최대 50%까지 과태료가 부과되며 탈루한 세금에 따라 조세범처벌법에 고발될 수 있다. 또한 장애인, 산모, 노인 등 사회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에게 발급되는 이용권인 바우처를 누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부가가치세 면제 조항도 꼼꼼하게 점검해야 하며, 아직까지 관례상 페이닥터에게 지급하고 있는 네트 급여도 그에 따른 세무 처리를 신경써야 한다. 한편 장부의 허위 작성 여부와 비보험치료를 치료 목적의 보험 진료로의 위장 여부, 사업용 계좌가 아닌 직원 또는 친인척 명의 차명계좌를 통해 실수라도 진료비를 받았는지 여부도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또한 현금 결제가 많은 진단서 발급 수수료의 누락 여부도 챙겨야 한다.
병의원 세무조사의 종류에는 소득세·부가가치세 관련, 재산 취득에 따른 취득 자금 관련 자금 출처, 부채 상환시 상환 자금에 대한 자금 출처 조사 등이 있으며, 세무조사의 유형에는 질문, 장부 및 서류 검사, 기타 물건의 조사 등을 확인하는 행위로 크게 임의 조사와 강제 조사로 구분할 수 있다. 이에 평소에도 집중 항목을 적절하게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개원 원장들은 먼저 소득과 지출 사항으로 원천징수되는 모든 종류의 소득, 신용카드 매출 내역 및 사용 실적, 세금계산서와 POS에 의한 매출, 매입 실적 그리고 연말 정산 관련 자료를 챙겨야 하며, 다음으로 주식 취득 및 보유 현황, 고급주택, 별장 등 지방세 관련 사항, 자동차 보유 현황, 부동산의 취득·보유·임대 현황, 해외 송금 자료 등의 자산·부채 사항을 정리해 두어야 한다.
아울러 매출액, 신고 소득률, 주요 경비율, 현금 및 카드 매출 비율을 정리해야 하며, 매출액으로는 신고 병의원의 매출액을 동일한 병과별 평균 매출액, 지역별 평균 매출액과 비교하여 연도별로 수입 금액에 대한 증가, 감소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개원 4~5년 차의 표준소득율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매출을 신고할 경우 세무서의 관심의 대상이 되므로 신고소득율도 잘 관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인건비, 임차료, 의료용품 등이 주요 경비로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적정하게 관리해야 한다. 하지만 이처럼 세무조사는 많은 변수가 있기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