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클립아트코리아
합동회의 회부를 '무기' 삼아(?) 납세자에게 시간적·정신적 피해를 주는 갑질 아닌 갑질이 원천 차단된다. 앞으로는 일정 기한 내 합동회의 개최 여부를 결정하도록 법제화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국세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해 8일~29일 기간까지 입법예고한 뒤 국무회의(2월7일) 심의 등을 고쳐 오는 2월12일~15일 중 공포 및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현재 납세자가 조세심판원에 불복을 제기하면 주심심판관은 심리 종결 후 조세심판원장에게 통보하며 심판원장은 주심심판관의 심리결과를 받아들일지, '합동회의'를 열어 추가적인 심리를 진행할 지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거친다.
특히 쟁점사안이 치열하거나 결론을 내리기 복잡한 불복사건은 심판관들이 모여 같이 심리하는 합동회의를 진행해 왔는데 현재는 합동회의 개최와 관련한 제한 규정이 없어, 일부 불복사건의 경우에는 최종 결정이 기약없이 늘어지는 사례가 종종 발생했다.
이에 개정안은 주심심판관이 심리를 종결하면 심판원장은 '20일 이내'에 합동회의를 열어 해당 사건에 대해 심리를 진행 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제한해, 납세자가 넋놓고 기다리다 시간적 정신적 피해를 받는 일이 없도록 방지한다.
또한 심리내용에 중요한 사실관계 누락, 명백한 법리해석 오류 등이 있는 경우에는 구체적인 사유를 첨부해 주심심판관에게 재심리를 요청하도록 하는 내용도 신설됐다.
심판관 합동회의에 회부할 수 있는 불복사건 요건에 '세법 해석이 쟁점이 되는 경우로서 종전의 국세예규심사위원회 결정과 상충되는 경우'도 추가됐다.
민간인을 조세심판관으로 채용할 때 적용하는 자격요건도 더욱 강화됐다.
현재 조세심판관 자격요건은 판사나 검사로 5년 이상 재직하거나 변호사나 공인회계사, 세무사 등으로 6년 이상 재직한 자, 법률·회계·무역·재정·부동산평가학 등에서 부교수 이상 재직한 자로 되어있으며 심판조사관 자격요건은 변호사·회계사·세무사·관세사 자격을 가진 자로 되어 있다.
개정안은 조세심판관 자격요건을 판사·검사·군법무관·변호사·회계사·세무사·관세사, 조세관련 분야에서 조교수 이상 재직한 자로 하되, 모두 10년 이상 재직해야 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심판조사관의 자격은 변호사·회계사·세무사·관세사로 5년 이상 재직한 자로 요건을 더욱 강화해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세무조사를 진행했던 사안에 대해 재조사를 할 수 있는 사유가 더욱 명확하게 명시됐다.
현재는 재조사가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지만 ▲부동산투기 등 경제질서교란행위를 통한 세금탈루 혐의자에 대한 일제 조사하는 경우 ▲국세환급금 결정을 위해 확인 조사하는 경우 ▲각종 과세자료의 처리를 위한 재조사 등의 사유는 재조사가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개정안은 이 중 애매모호했던 '각종 과세자료의 처리를 위한 재조사'라는 사유를 '과세관청 외의 기관이 직무상 목적을 위하여 작성하거나 취득하여 과세관청에 제공한 자료의 처리를 위한 재조사'로 명확히 해 재조사가 남용되는 일이 없도록 틀어막았다.
이밖에 연체대출금리 인하 등을 감안해 납부·환급불성실 가산세와 원천징수납부 등 불성실가산세율을 1일당 0.03%였던 것을 0.025%로 인하하고 납세자의 예측가능성을 위해 가산세 면제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가산세 면제의 정당한 사유는 ▲과세관청의 질의회신 등에 따라 신고·납부했지만, 이후 번복된 과세처분을 하는 경우 ▲행위 당시에는 적법한 의무이행이었으나, 사정변경으로 소급해 부적법하게 된 경우 ▲수용, 도시계획 결정, 기타 법률규정 등으로 인해 세법상 의무이행을 할 수 없게 된 경우 등이다.
납세자보호위원회와 국세심사위원회에 위촉하는 민간위원 중 취업제한 기관에 소속되어 있거나 해당 기관에서 퇴직 후 3년이 경과하지 않은 자, 세무사법에 따라 징계처분을 받은지 5년이 경과하지 않은 자 등을 위촉을 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도 이번 개정안에 포함됐다.
외국인이 국내에 체류 관련 허가를 신청할 때 납세증명서 제출의무를 부여하도록 하는 국세징수령 개정안도 시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