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입기반 확충 일환‥세수기반 증가는 미미할 듯
지난해 정부가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한다는 목적으로 입안한 '고용증대특별세액공제' 가 올해 말 일몰을 맞아 전격적으로 폐지된다. 또 기술이전소득에 대한 과세특례도 내년부터는 세법에서 완전히 사라진다.
26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2005년 세제개편안' 에 따르면 재경부는 고용증대특별세액감면제도를 비롯한 10개의 현행 조특법상 비과세·감면 제도를 내년부터 폐지하고 신용카드 소득공제율 인하 등 일부 감면제도의 적용폭을 대폭 축소키로 했다.
재경부는 특히 과도한 비과세·감면제도 운용으로 인해 지난해 기준으로 18조6000억여원이 세수에서 빠져나갔다는 점을 감안해 단계적으로 비과세·감면 축소를 지속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이 같은 정부의 비과세·감면 축소 기조의 신호탄이 이번 2005년 세제개편안을 통해 쏘아올려진 셈. 신호탄 치고는 상당히 '과감하다' 는 인상을 주기는 하지만 정부의 비과세·감면규정 정리정돈으로 거둬지는 세수효과는 눈이 확 뜨일 정도로 크지는 않을 것이란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 '전면폐지' 된 비과세·감면 규정 어떤 것들 있나
재경부가 내년 '폐지' 방침을 분명히 한 비과세·감면 규정은 총 10개.
상장·등록기업의 자사주처분손실준비금제도를 비롯해 ▲국민주택규모 초과 공동주택 일반관리·경비용역 부가세 면제 ▲장기주식형 저축 비과세 제도 ▲농어촌주택 취득자 양도세 과세특례제도 ▲농업진흥지역내의 자경농지를 농업기반공사·농업법인 등에 양도시 양도세 감면제도 등이다.
또 ▲선박투자회사 출자주식 양도시 비과세 제도 ▲해외파견인턴사원에 대한 파견비용 세액공제제도 ▲고용증대특별세액공제제도 ▲기술이전소득에 대한 과세특례 ▲방위산업용품에 대한 관세감면 폐지 등 제도도 '블랙 리스트' 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향후 세법개정안이 국회를 최종 통과하는 시점까지 이 같은 방침이 뒷심을 발휘한다면 이들 제도를 통해 기업이나 개인들이 그동안 받아왔던 세제상의 혜택은 더 이상 받을 수 없게 된다.
재경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고용증대특별세액감면, 기술이전소득 과세특례 등 제도는 감면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고 특정 기업에만 혜택이 몰리는 측면이 있어 폐지방침을 정했다" 며 "앞으로도 불합리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조세감면 규정들을 과감하게 폐지해 나갈 것" 이라고 설명했다.
■ '혜택 일부 축소' 된 비과세·감면 규정 어떤 것들 있나
폐지되지는 않았지만 혜택의 폭이 크게 줄어든 비과세·감면규정들도 있다. 대부분 일반 국민들과 관계된 내용이기 때문에 앞으로 국회 논의시에 상당한 논란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역시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을 현행 20%에서 5%P 낮춰 15%로 하향조정한 것.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통해 연간 빠져나가는 조세감면액이 9000억원(지난해 기준 8966억원)가까이 된 다는 점을 감안할 때 소득공제율 인하로 정부는 짭짤한 세수입을 거둘 전망이지만 일반 국민들의 지갑은 더 얇아질 전망이다.
정부는 기업어음 세액공제제도의 적용대상에서 대기업-중소기업간 거래를 완전히 배제하는 등 혜택의 폭을 줄였다. 아울러 세금우대종합저축 가입대상에서 20세 미만 청소년(20세 미만 1500만원 한도내 가입 가능)을 도려냈다.
또한 장기주택마련저축 이자소득 비과세대상도 적정하게 수위를 조절했으며 열처리기, 레이저투영장치 등 513개 공장자동화물품 수입시 적용되는 관세감면율을 30%로 다운시켰다.
다만 정부는 당초 일몰이 예정돼 있었던 ▲에너지절약시설 투자세액공제 ▲농·축산·임·어업용 기자재에 대한 부가가치세 영세율 적용 등 제도를 연장하는 한편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 제도를 '균형발전 특별세액감면제도' 로 이름을 바꿔 유지키로 했다.
■ '큰 놈 빼고 작은 놈만 잡는다(?)'‥세수확대 크지 않고 반발만 부를 듯
정부는 세입기반 확대를 목적으로 10개 비과세·감면 제도를 폐지하고 일부 감면제도의 혜택폭을 '과감히' 줄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이 같은 '호언' 과는 달리 세입측면에서 그다지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일몰이 예정됐던 중소기업특별세액감면(균형발전 특별세액감면 2004년 기준 감면액 9703억원)과 농·축산·어업용 기자재 부가가치세 영세율 제도(2004년 기준 감면액 7819억원) 등 '덩치 큰' 감면제도 등은 현재대로 유지해 정부 스스로 세입기반을 늘릴 수 있었던 기회를 발로 차버린 격이 됐다.
그나마 2004년 기준으로 1300억여원의 감면액과 1000억여원(추정치) 감면액을 기록한 고용증대특별세액공제 제도와 기술이전소득 과세특례를 폐지키로 한 것이 세수입의 측면에서 성과라면 성과인 셈.
감면규모가 큰 신용카드 소득공제율도 비록 5%P 낮춰 세수를 다소나마 늘린다는 복안이지만 일반 국민들의 주머니 사정과 직결될 수 있는 민감사안이기 때문에 올해 정기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힐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국민주택 이상 아파트 관리비 부가세 면제 폐지 등과 같은 제도도 그동안 국회의원들이 적잖은 관심을 가지고 폐지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하고 있어 이들 감면제도 폐지 및 축소가 그렇게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자칫 절반의 성공도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