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북미정상회담이 27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된다. 청와대는 이번 정상회담 결과에 주목하며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반도 영구적 평화 정착의 큰 전환점이 될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청와대는 회담 결과에 주목하며 팽팽한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하노이 회담의 결과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평화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2차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미국과 북한 양국 정상이 26일 하노이에 입성한다.
먼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일행이 탄 것으로 알려진 '1호 열차'가 26일 오전 중국 접경 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해 승용차로 갈아타고 하노이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언론은 전날 동당역 선로 앞에 레드카펫이 깔리고, 군병력의 삼엄한 경비가 이루어지는 등 김 위원장 방문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오후 8시30분(현지시간)께 하노이 노이바이 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며, 다음날인 27일 오전 11시 주석궁에서 응우옌 푸 쫑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정오에는 정부 청사에서 응우옌 쑤언 푹 총리와 회담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은 27일 하노이 모처에서 만찬을 함께 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해 6.12 싱가포르 회담 이후 약 9개월만의 만남이 이루어지며, 만찬 진행으로 1박2일의 하노이 회담이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일정을 토대로 청와대는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을 필두로 한 우리 대표단을 하노이 현지로 보내 미국과는 물론 북한과도 긴밀한 정보공유를 하고 있다.
청와대는 당초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적인 협상 진행을 위해 미국과 일본과의 긴밀한 소통을 시도했다. 하노이 정상회담에 참석하는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한해 한·미·일 안보수장 회동을 가지려 했지만 볼턴 보좌관의 일정 문제로 방한이 취소됨으로써 이같은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
대신 청와대는 플랜B 차원에서 이 본부장과 우리 대표단을 하노이로 파견해 현지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하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회의를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 진행 사항을 점검하고 이후 대응책에 대해서도 참모들과 논의하는 등 북미 양국정상간 협상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신(新)한반도 체제'를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의 주인으로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가 선순환하고,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공동번영의 길로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는 하노이 정상회담의 결과가 문 대통령이 생각하는 방향과 유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고 긍정적으로 본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의 경제가 개방된다면 주변 국가들과 국제기구, 국제자본이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도 우리는 주도권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라며 "역사의 변방이 아닌 중심에 서서, 전쟁과 대립에서 평화와 공존으로, 진영과 이념에서 경제와 번영으로 나아가는 신한반도 체제를 주도적으로 준비하겠다"고 재차 다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한다면 남북 사이의 철도 도로 연결부터 남북경제협력 사업까지 그 역할을 떠맡을 각오가 돼 있고 그것이 미국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길"이라며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견인하기 위한 상응조치로서 한국의 역할을 활용해 달라"는 뜻도 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준비현황 및 미북간 협의 동향을 문 대통령에게 설명했고, 하노이 회담에서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으로 하여금 이번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이에 상응하는 대북제재 완화의 '통 큰 합의'가 이루어져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 정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강한 믿음을 갖게 하려는 의지로 해석됐다.
청와대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미 2자간 종전선언이 합의될 가능성이 있다고도 조심스럽게 전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회담에서 종전선언이 의제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은 열려 있다. 종전선언의 형태가 어떻게 될지는 알 수 없으나 북미 사이에 얼마든지 합의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종전선언의 형식과 내용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주체만 놓고 봐도 많게는 남북미중 4자, 남북미 3자, 북미 2자 등 여러 방식이 있을 수 있는데 어떤 형식의 종전선언이라도 우리 정부는 환영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미 간의 종전선언도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며 "더 중요한 것은 종전선언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순조롭게 이끌어내고, 그 속도를 가속하는 역할로서의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어떤 형태라도 우리 정부는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상황으로 미루어 문 대통령이 언급하고 강조한 '신한반도체제'는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어떤 형식으로든 종전선언이 이루어져, 지난 65년간 전쟁과 대립·진영과 이념이라는 대립관계에서 평화와 공존·경제와 번영으로 나아갈 수 있는 궁극적인 종전체제를 끝내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청와대는 현재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어떤 합의가 이뤄질지 예의 주시하면서 회담 직후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전화 통화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주 두 정상간 전화통화에서 회담 종료 후 성과 공유에 합의한 바 있다.
북미 양 정상이 2차 정상회담에서 어떤 합의가 도출되느냐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의 속도와 평화 정착의 분위기가 되살아날 것인지, 아니면 또 다시 북핵과 대북제재라는 지리한 교착상태가 이어질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반도의 미래에 중차대한 영향을 미칠 북미 두 정상의 2차 '핵 담판'이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회담이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나아가 전 세계 평화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하노이에 머무를 두 정상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