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화웨이가 폴더블(접이식) 스마트폰을 공개하며 새로운 폼팩터를 놓고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애플은 이들이 차린 밥상에서 숱가락질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의 모바일 전문 보도매체 폰아레나는 접이식 스마트폰에 대한 시장과 전문가들의 열광에도 불구하고 애플은 당분간 공개하거나 출시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구체적인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폴더블 스마트폰은 이제 처음 모습을 보였지만 200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가격표와 함께 기술적으로 아직 완전하지 못하다는 지적과 함께 본격적으로 시장에 형성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
물론 애플도 연구실 차원에서 폴더블 휴대폰을 개발하고 있다는 증거들은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이 지금 접이식 아이폰을 공개하기 꺼리는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갤럭시 폴드와 화웨이 메이트X 공개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수준에서 아직 완전치 못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 출시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해결이 될 수도 있지만 지난주 MWC2019 현장에 전시된 갤럭시 포드의 화면 접힌 부분에 심각한 흔적이 보인다는 보도가 많았다.
특히 MWC 현장에서 보도된 내용으로 판단할 때 고르지 못한 디스플레이 화면 같은 설계문제는 말할 것도 없고 생산수율에도 심각한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많다. 이는 화웨이 메이트X가 전시조차 되지 않은 것을 보면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애플이 폴더블 제품에 집착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애플이 소비자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제품을 공급하기에는 기술적으로 아직 너무 미성숙하고 너무 초기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음으로 애플의 단말기 판매에 있어 많은 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아이패드 사업을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으로 내려야 하는 문제도 있다. 왜냐하면 휴대폰과 태블릿 겸용인 폴더블 폰은 시장이 겹치기 때문이다.
폴더블 스마트폰이 아이패드 판매를 잠식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패드 판매가 감소하고 있다지만 애플이 매분기 판매하는 아이패드 수량은 삼성전자가 판매하는 주력 갤럭시S 라인업 판매량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세 번째는 애플이 지금 잘 되고 있는 사업을 굳이 포기하면서 불확실한 시장에 뛰어들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베젤이 없는 슬라이더 폰이 출시되기는 했지만 현재 사용하는 스마트폰 디자인의 신뢰성과 끊임없는 기술 향상 때문에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기술의 역사에서 새로운 기술은 신뢰성이 없는 것이 아니라 처음 진입하는데 따르는 위험성을 항상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애플은 접이식 스마트폰을 영원히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성숙되기를 기다린다고 하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네 번째는 지금 현 제품이 애플에게는 가장 좋은 시기라는 판단을 하고 있기 때문이 서둘러서 접이식 아이폰을 출시할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애플은 삼성전자와 프리미엄 제품 경쟁에서 완전히 승리했다고 할 수 있으며 더 이상의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출시한 S9은 시장에서 혹독한 평가를 받았고 곧 출시될 S10 역시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반면 애플은 2017년 아이폰X(텐) 출시 후 지금까지 프리미엄 제품의 왕자를 굳건히 지키고 있고 올 가을 또한 좋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1000달러짜리 최고급 아이폰과 2000달러짜리 갤럭시 폴드는 가격 측면에서 비교 대상이 아니다.
결국 애플은 현재의 폼팩터를 최소한 1년 또는 2년 이상 유지하면서 폴더블 시장의 성숙여부에 따라 전혀 새로운 기술을 앞세워 등장할 가능성을 저울질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접이식 휴대폰에 대해 급상승한 인식과 관심을 이용해 진입하는 것이다.
애플의 기다림은 '폴더블 아이폰'에 대해 더 높은 가격표를 붙일 수 있는 명분도 제공한다. 부품 값이 하락하고 기술이 진전된 상황에서 최고급 아이폰 시리즈와 비슷한 1500달러 내외에 출시할 경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것은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한 듯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