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납세자가 평택세관을 상대로 한 관세관련 조세심판청구에서 단 3%만이 승소 판결(인용률)을 이끌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조세심판통계 작성 이후 인용률이 한 자리수를 기록한 것은 처음이다.
11일 조세심판원이 최근 발표한 '조세심판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평택세관 소관 조세심판청구 처리건수는 30건으로, 이 중 인용결정이 내려진 건수는 1건(인용률 3.4%)이었다.
평택세관 소관 심판청구 인용률은 2012년 50%에서 2013년 57.1%, 2014년 40%, 2015년, 66.7%, 2016년 81.8%로 해마다 전체 관세 사건의 평균 인용률보다 높았다. 1년 전(2017년, 29.4%)과 비교해도 이례적으로 낮다.
인용률이 낮아졌다는 것은 겉으로 봤을 땐 부실한 과세가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간 '과세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모습을 보였던 평택세관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이에 대해 평택세관 관계자는 "동일쟁점 병합사건이 기각된데 따른 결과"라고 밝혔다.
평택세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2014년 A사에 소속된 20여명의 포뮬러원(F1) 선수들은 해외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출국길에 올랐다. 선수들이 보유한 경주용 자동차도 함께였다. 대회가 끝난 뒤 평택항으로 들어온 자동차(수입물품)에 대해 A사는 '재수입면세(관세법 99조)' 조항을 적용시켜 세관에 신고했다.
관세법 시행규칙(43조)에선 포뮬러원 국제자동차경주대회, 올림픽 등에 참가하는 자(개인)가 해당 대회에 사용할 목적으로 수입한 물품은 관세를 물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 평택세관도 수입단계에서의 감면 요건을 충족한다고 보고 승인했다.
그러나 2년여가 지나 감사실에서 감면신청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발견하면서 경정·고지됐다. 자동차 소유가 기업이 아닌 개인으로 해당되는 물건이라는 이유에서다. 선수 개개인별 감면 신청을 한 부분에 대해 평택세관은 다시 승인하면서 납부지연가산세를 물었다.
쟁점이 같은 사안에 대해 20여명의 납세자가 불복을 제기했고, 심판원이 이 사건에 대해 기각결정을 한꺼번에 내리면서 인용률이 뚝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평택세관에서 얻은 것은 없다. 법원 소송에서 '본세가 없는 가산세는 존재하지 않는다' 대법원 판례에 따라 납세자가 승소했다.
지난해 관세 조세심판청구 건수는 325건(이월사건 포함)이었다. 처리된 사건은 258건으로, 이 중 71건(재조사 포함, 인용률 29.2%)에 대해 인용결정이 내려졌다.
서울세관 소관 인용률은 40.7%(96건 중 37건 인용)로, 전국 세관 중 가장 높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