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연동형 비례대표제, 대통령 중심제와 안 맞아···의원수 축소가 대안"
여야4당 "연동형 비례대표제 합의···지역구 225, 비례 75로 개편"
◆…지난 11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은 선거제 개혁안의 패스트트랙 처리를 논의했다. 이에 한국당은 의원직 총사퇴까지 언급하며 적극 저지에 나섰다. (사진=조세일보)
지난 11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모여 선거제도 개혁안의 패스트트랙 처리를 논의했다. 이에 한국당은 의원직 총사퇴까지 언급하며 적극 저지에 나섰다. 선거구제를 비례성·대표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문제는 정치에서 오랜 숙원사업으로 되어 왔다.
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대통령 중심제와는 맞지 않다는 논리 하에 국회의원 수를 10% 줄이는 안을 내놓고 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3당은 현재 253개 지역구를 225개로 줄이고, 47개 비례대표를 75개로 늘리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해 상호 팽팽한 줄다리기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국회 정개특위(위원장 심상정 정의당 의원)가 정한 시한인 3월 10일이 경과했으므로 4당이 내놓은 선거제 개혁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고자 논의를 시작했고, 한국당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강병원 더불어미주당 원내대변인과 이양수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대담에서 양측의 입장을 주장해 한치의 양보없이 대치했다.
먼저 선거제 개혁안을 국회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고자 하는 것과 관련해 양측은 팽팽하게 맞섰다.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어제 야3당이 조찬 회동을 했고, 그 논의 과정에서 우리 당이 제안한 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이라고 하는 선거제 개편안에 대해서 동의를 했기 때문에 신속하게 추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 개편안이 소수당을 교섭단체로 만들어주는 법"이라며 "민주당이 진행하고 있는 이 개편안이 실제로 맞지도 않고 그렇게 한다고 해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원내대변인은 "소수당들을 교섭단체로 만들어준다면 다당제가 된다"며 "다당제는 의원 내각제나 권력분산형 제도를 지원하는 법인만큼 대통령 중심제에서는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정의당 등 소수당을 교섭단체로 만들어주기 위한 소수당의 이해와 이후 민주당이 사법부를 장악하고 반시장적인 경제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 당리당략적으로 추진이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의 주장에 대해 "만약에 한국당이 선거제와 개혁 입법 과제들을 패스트트랙에 올리는 게 두렵다면 논의에 동참하면 된다"면서 "논의해서 지금이라도 합의안을 내놔야된다. 지난 10일 나경원 원내대표가 내놓은 선거제 안은 아예 훼방하겠다는 정반대로 가는 안을 내놨다"고 반박했다.
연동형 비례 대표제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낸 한국당에 대해 강 원내대변인은 "이것은 작년 12월 15일에 여야 5당 원내대표가 합의를 했고, 합의 문구에 선거제도 개혁 관련 법안 개정과 동시에 곧바로 권력 구조의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을 시작하기로 했다"며 "지금 한국당의 태도는 원내대표 합의 사항을 지키지 않는 것이고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한국당에게 국회는 많은 시간과 기회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았고 무시해 왔다"며 "그래서 여야 4당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서 의견을 모았던 것인데 마치 내각제 개헌을 먼저 한 후에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해야 된다는 식으로 정반대의 의견을 내놓는 것은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거듭 비난했다.
'지난 연말 여야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 이 원내대변인은 "우리 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에 대해서 단 한 번도 찬성한 적이 없다"며 "작년 12월 말에 우리가 적극 검토한다는데 대해 사인을 한 건 당시 손학규 대표께서 고령에도 불구하고 단식을 계속하셨다. 그래서 나 원내 대표가 손 대표를 생각해서 식사부터 하게 한 다음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잘못됐다는 것에 대해 국민들께 얘기하고 설득하자는 취지로 우리 당 의원들에게 양해를 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또 문안을 잘 보면 개정한 후가 아니라 연동형 비례대표제 논의를 한 후에 그 다음에 권력구조 개편에 대한 논의를 시작한다고 되어 있다"며 "어느 정도 논의가 진행됐으니 패스트트랙으로 갈 것이 아니라 이제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서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권력구조 개편에 대해서는 민주당도, 소수 정당들도 아무도 얘기를 안 하고 있다"며 "지금 우리가 염려하는 건 선거구제만 연동형 비례대표로 바꾸고 권력구조는 그냥 대통령제로 그대로 가려고 한다는 의심이 있기 때문에 논의를 지금 시작해야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여야 4당이 내놓은 개편안에 대해서도 "민주당내에서도 253개 지역구를 225개 지역구로 줄이는 것에 대해 어떤 지역구가 줄어드는 지에 대해 의원들이 모른다"면서 "당내 의원들도 지금 자기 지역구가 줄어든다고 생각하면 엄청 반발을 할 그런 폭탄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강 원내대표는 "이 선거제 개편안을 내는 데 당내에서 굉장히 많은 논의를 했다"며 "이 당론을 정한 것은 1월 21일이었다. 그때 저희가 지역구 200석 플러스 비례대표 100석을 당론으로 정했고 그 이후에 야3당과의 합의안 그리고 실현 가능한 안을 만들기 위해서 225석 플러스 75석을 야3당에 제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강 원내대변인은 "야3당도 우리 당이 실현 가능한 안을 가져온 것을 이해했기 때문에 어제 동의하고 이 안과 개혁 과제들을 패스트트랙 추진하자라고 한 걸로 알고 있다"며 "우리 당내 문제는 우리 당내에서 해결할테니 한국당도 12월 25일 합의문에 맞게끔 연동형 비례대표 도입을 구체적인 방안을 내 놓아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그는 "선거제도 개혁 관련 법안 개정과 동시에 곧바로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원포인트 개헌 논의를 시작한다고 했는데 이걸 못 믿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말이 아닌가라고 생각이 든다"며 "이 합의문의 본 취지는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자라는 선거제 개편 논의를 우선하고 그 뒤에 곧바로 권력 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 논의도 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례 대표제를 폐지하고 전체 의원수를 10% 줄이자는 안은 낸 것에 대한 진정성'을 묻는 물음에 이 원내대변인은 "우리가 이번에 제출한 국회의원 30석 감축안은 김병준 비대위원회에서 만든 비대위원회 안"이라며 "이 안을 계속 가지고 있었는데 패스트트랙을 한 다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하겠다는 점에 대한 민주당의 진의를 알 수 없어서 이 안을 내놓지 않았다"고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해 급조한 안이 아님을 설명했다.
'비례 대표제를 없애는 게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진행자의 지적에 이 원내 대변인은 "우리나라 헌법 41조 3항에 선거구와 비례 대표제는 법률로 정한다는 내용이 있다"면서도 "비례 대표제가 없어도 위헌은 아니라는 취지를 이미 여러 번 헌재에서 밝혔다. 헌재가 밝힌 내용을 자꾸 얘기하면 그건 그냥 부당하게 우리 당을 공격하는 것밖에는 안 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그는 "헌법 재판소 판례에 보면 국회의원 선거에 있어서 지역구만을 택하고 비례 대표제를 택하지 않은 경우 지역구 개별 후보자에 대한 국민의 지지만을 정확하게 반영하여도 민주주의 원리에 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 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강 원내대변인은 "'비례 대표제를 폐지해도 위헌이 아니다'라는 헌재의 판결 취지를 왜곡했다고 본다"며 "헌재 판결 취지는 과거엔 지역구 후보자에게 투표했던 것을 그 숫자만으로 정당 비례대표를 나눴다. 이게 잘못됐기 때문에 1인 2투표를 해서 지역구 투표와 별개로 정당 투표는 정당 투표대로 해서 이걸 가지고 비례 의석수를 나누라는 것"이었다고 한국당에서 헌재 판례를 잘못 이해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아울러 "우리 당 논의를 통해 지역구 225석을 협상안으로 제시했다"며 "그만큼 의원들 내에서도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는 데 자기희생을 하겠다는 것이 뒷받침이 된 것"이라고 밝히며 한국당이 지적한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 가능성에 대해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 문제를 한국당이 우리 당이 잘할까 말까 모르기 때문에 반대하고 엉뚱하게 훼방안을 내놓겠는 건 뭔가 앞뒤가 안 맞는 것"이라며 "한국당 자체로 이 비례성과 대표성 강화하는 선거제 개편안을 내놓을 때 국회 차원의 합의도 진행되는 것이고 국민 요구에도 부합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