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은 이제 넷플릭스·유튜브에서 본다"

넷플릭스 모바일 앱 사용자 90만명…1년새 3배로
폭발적 투자 효과…지상파 등 주도권 뺏길 위기

과거 전두환 신군부는 자신들이 권력을 잡자 가장 먼저 언론을 통제했다. 국민들은 통제된 방송과 기사만 볼 수 있었다.

언론통폐합이 이뤄졌던 1980년대 이후 40년이 지난 지금의 콘텐츠 시장은 차츰 변화하고 있다. 일반 대중들은 모바일, 스마트 TV, 인터넷 등을 사용해 전 세계의 콘텐츠 등을 자유롭게 시청할 수 있게 됐다. 인터넷 발전과 스마트폰의 보급화로 인해 영상 콘텐츠 시장의 주류는 지상파 텔레비전에서 온라인 플랫폼으로 넘어왔고 이는 미국의 콘텐츠 플랫폼인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강세로 이어졌다. 특히 넷플릭스는 한국을 집중공략할 대상으로 정하고 끊임없는 공격적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1월, 넷플릭스는 한국형 좀비드라마 '킹덤'을 공개했다. 조선시대에 갑작스럽게 창궐한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이 좀비로 변하고 이를 밝혀내려는 세자 이창(주지훈)의 고군분투가 주된 내용이다. '킹덤'은 공개와 동시에 국내는 물론 미국은 물론 프랑스, 독일, 스페인, 러시아 매체까지 리뷰를 내보내며 극찬했다. 전세계 사람들은 한국형 좀비에 열광했고 함께 넷플릭스에서 제공한 '미스터 션사인'과 더불어 한국의 역사를 홍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유튜브 역시 한국의 대중문화는 물론 K-POP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아이돌들의 뮤직비디오 영상은 업로드와 동시에 100만뷰 이상은 기본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싸이를 전세계 스타로 만들기도 했다. 최근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중 하나가 '1인 크리에이터'일 정도로 유튜브는 우리 사회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의 인기는 기존 미디어 시장에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넷플릭스가 초기 한국에 진출할 당시에 전문가들은 월정액 서비스로 이용이 가능한 이 플랫폼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넷플릭스는 약 1300억원을 국내 콘텐츠 시장에 투자하며 한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그 결과 넷플릭스의 국내 모바일 앱 사용자는 지난해 9월 기준 90만 명으로, 전년 동기 32만 명에서 1년 새 3배 가까이 증가했다. 넷플릭스가 본격 상륙한 2016년 8만 명과 비교하면 비약적인 증가세다. 월 결제금액은 117억원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넷플릭스의 성공은 서두에서 언급했듯 국내 방송통신 시장의 판도까지 바꾸고 있다. 과거 대중들은 '본방 사수'라는 개념에 대해 어느 정도의 특별함을 갖고 있었다. 해당 시간에 그 콘텐츠를 보지 못한다면 트렌드에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했고 TV에서 방영되는 프로그램을 수동적으로 시청했지만 언제 어디서든 어떠한 기기로도 즐길 수 있는 넷플릭스, 유튜브의 등장은 글로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ver The Top)를 방송 시장의 주류로 자리매김하게끔 했다.

해당 플랫폼에서만 볼 수 있다는 한정성도 인기를 끄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넷플릭스는 '킹덤', '로마', '하우스 오브 카드' 등을 포함해 한해에만 13조원 이상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쏟아붓고 있으며 엄청난 제작비에 따른 고품질 콘텐츠는 시청자들을 홀리기에 충분했다. 한국을 한정해서 봤을때도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영화 '옥자' 등에 투자의 문을 열었고 예능 프로그램 '범인은 바로 너',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방영권 확보에도 노력했다. 넷플릭스의 공격적 투자는 회당 20억이 넘는 제작비를 투자한 '킹덤'에서 꽃을 피웠다.

결국 이러한 투자는 2018년 결실을 맺었는데 지난해 미국 에미상에서 거대 유선방송인 HBO보다 더 많은 후보를 배출해 충격을 줬다. 또 2019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선 넷플릭스 작품이 5관왕을 차지했다. 이에 CNN은 "넷플릭스가 할리우드와 월가의 왕으로 군림했다"고 보도했다. 넷플릭스가 영화까지 제작했을 때 기존 영화업계는 반발했지만 2018년 베니스영화제에서 넷플릭스의 '로마'가 황금사자상을 수상하자 기세가 꺾였다.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후발주자인 유튜브도 방탄소년단의 콘서트 제작과정을 영화로 만든 'Burn The Stage'나 미국 드라마 '워킹데드', 영화 '버닝'에서 얼굴을 알린 스티븐연이 주연을 맡은 '기묘한 도시' 등을 제작하며 힘을 내고 있다. 또 최근엔 유튜브의 위력을 실감하게 한 사건도 있었는데 바로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유튜브 방송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이다. 단지 예고만 했을 뿐인데도 언론은 연일 이 소식을 전했고 마침내 영상이 공개되자 일주일 만에 60만 명의 구독자가 몰렸다.

유튜브 방송이 이렇게 시사뉴스에서까지 저변을 넓히자 사람들은 유튜브의 영향력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뉴스에서 연일 유튜브 관련 소식을 전하면서 일반인들도 유튜브에 관심을 갖게 됐다.

반면 국내 콘텐츠 업계와 유료방송 업계가 미디어 플랫폼 주도권을 넷플릭스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외국 플랫폼 및 콘텐츠와의 경쟁이 격화하는 환경에서, PP(방송통신사업) 업계의 콘텐츠 제작 역량 향상을 위한 혁신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