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은 29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외부감사를 맡은 삼정회계법인과 소속 회계사 3명이 감사업무제한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소송의 첫 공판을 열었다. 사진은 인천시 연수구에 위치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진=연합뉴스)
삼정회계법인과 소속 회계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 감사 과정에서 분식회계에 대한 인식이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박형순 부장판사)는 29일 삼정회계법인과 소속 회계사 3명이 증선위를 상대로 제기한 감사업무제한등처분 취소소송의 첫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서 증선위 측은 "삼정회계법인과 회계사들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감사 과정에서 적정한 판단을 내려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증선위 측은 "장부에 콜옵션이 반영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갖고 있는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자산가치가 감소된다"며 "결국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산가치를 실제보다 높이려는 의도가 있지 않았겠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바이오젠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합작계약서 등 중요 문건은 (감사인이) 반드시 보게 돼 있고 조서나 사본으로 남기게 돼 있다"며 "그러나 회계사들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조서에 남기지 않거나 기억에 의해서만 기재해 전문가인 회계사로서 기준을 위반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삼정회계법인 측은 "회계사들이 감사조서에 주석을 누락할 뿐만 아니라 감사인으로서 감사 업무에 대한 잘못이 있어야 분식회계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증선위 측의 주장은 오늘 처음 듣는 답변이라서 검토해서 서면으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증선위는 지난해 11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회계처리 변경 과정에서 고의로 4조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했다고 결론내리고 검찰에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가 자회사 삼성에피스를 설립하면서 해외 합작투자자와의 콜옵션 약정을 제때 공시하지 않고, 상장을 앞둔 2015년 회계처리 방식을 바꿔 회계상 이익을 얻은 부분에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삼성바이오의 외부감사를 맡았던 삼정회계법인에 과징금 1억7000만원을 부과하고 감사업무를 5년간 제한했다.
또 소속 회계사인 변모 전무, 심모씨에게 직무정지 1년을, 최모씨에게 직무정지 6개월을 각각 의결했다. 회계사 염모씨는 지난해 2차 임시 증선위에서 고발이 결정돼 입건된 상태다.
다음 재판은 6월 5일 속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