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산불 <사진: KBS>
강원 고성·속초 산불이 피해가 커진 배경에는 오랜 가뭄으로 인한 낮은 습도와 봄철 영동지역 특유의 강한 바람인 '양간지풍'이 원인으로 제시됐다.
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17분쯤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도로변의 변압기에서 튄 불꽃이 옮아 붙어 시작된 고성·속초 산불이 이날 오전 3시 기준 서울 여의도 면적인 290㏊에 가까운 250ha의 산림을 전소시켰다. 인명피해도 발생해 1명이 숨지고 10여명이 다쳤다.
이렇게 피해가 커진 데에는 4월 강원 지역의 강풍과 건조한 대기가 산불을 빠른 속도로 확산시켰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에서 12시 사이 강원 일부 지역에서 최대순간풍속은 초속을 기준으로 미시령 21.3ｍ, 속초 20.4ｍ, 고성 19.2ｍ, 강릉과 양양 17.1ｍ이었다.
불이 시작될 무렵 기상청 미시령 자동관측장비에는 순간 초속 35.6m의 중형 태풍급 강풍, 즉 양간지풍이 관측됐다.
이 바람은 나무가 쓰러지고 집채가 날아갈 정도의 위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반도 남쪽의 고기압과 북쪽 저기압 사이에서 강한 서풍이 밀려오고, 이 서풍이 태맥산맥을 넘으면서 더 건조해진 바람이 동해안 지역에 폭포수처럼 쏟아졌다는 진단이다.
산불의 확산 속도와 양상에서 최근 몇 년 간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를 휩쓴 대형 산불과 유사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강원도와 미 서부는 해안선이 놓인 방향이 반대일뿐 동고서저의 지형에다 고온 건조한 바람이 산맥을 따라 아래로 분다는 공통점이 있다. 미 서부는 시에라네바다 산맥을 넘어온 건조한 강풍이 산불 피해를 키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