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왼쪽)와 이언주 의원. (사진=더 팩트)
바른미래당이 손학규 대표를 "찌질하다"고 표현해 논란을 일으킨 이언주 의원에게 당원권 1년 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당내 일부 세력이 반발하고 보궐선거 패배 책임론이 제기되는 등 당내 노선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는 5일 오전 회의를 열고 "이언주 의원에 대하여 금일 소명서를 제출받아 당헌당규 및 윤리규범 위반 사항에 대해 심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바른미래당은 징계 근거로 당헌당규에 적시된 윤리규범 제 4조 3항을 들었다. 해당 조항은 "당직자와 당 소속 공직자를 포함한 모든 당원은 토론회, 세미나, 강연, SNS 등에서 공연히 당의 정체성 부정·비하 및 해당행위에 해당하는 언동을 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명시돼 있다.
'당원권 정지'는 '제명'을 제외한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다.
앞서 이 의원은 지난달 20일 한 유튜브 방송에서 4·3 보궐선거에서 창원성산에 출마한 바른미래당 이재환 후보의 선거 지원을 위해 창원살이를 한 손 대표를 향해 "창원에서 숙식하는 것도 정말 제가 보면 정말 찌질하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보수대통합을 위해 창원성산에 자당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이에 같은 당 임재훈 의원은 "당원으로 해야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는가하면 일부 당원들은 이 의원의 발언을 규탄하면서 징계를 요구했다.
이 의원 징계가 결정됐지만 보궐선거 결과를 두고 당내 갈등은 갈수록 수면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선거 후 첫 지도부 회의인 이날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는 이준석 최고위원이 연동형 비례대표제 추진 반대와 손학규 대표 사퇴를 요구했다. 권은희·하태경 최고위원도 손 대표 퇴진을 요구했다.
이에 손 대표 측근인 이찬열 의원은 "몇몇 의원들의 내부 총질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반발했다.
그는 "깨끗하게 갈라서서 제 갈 길을 가는 것이 서로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는 사람이 함께 뭉쳐서 새 집을 짓고 끝없는 단결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징계 대상자인 이언주 의원도 뜻을 굽히지 않을 기세다. 이 의원은 보궐선거가 치러진 지난 3일 "내 목을 치려면 치라. 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결과가 나오자 "창원성산에 출마한 이재환 후보가 지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소속으로 출마해 8%를 받았는데 이번에는 3.6%밖에 받지 못했다"며 손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우일식 등 전·현직 원외위원장들도 이에 동조해 4일 당 지도부를 향해 비대위체제 전환·정략적 패스트트랙 반대 및 이언주 내부징계 중단을 요구했다.
이번 총선으로 민심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바른미래당으로서는 내년 총선까지 남은 1년 동안 당내 질서 정리라는 중차대한 선결과제를 떠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