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비상장주식 '획일적 평가' 문제…개선 필요"

◆…5일 서울 충정로 공인회계사회관에서 열린 '비상장주식, 평가제도 운용방향' 심포지엄에서 김종일 카톨릭대 교수가 '세법상 비상장주식 평가방법의 유연화 방안'에 대해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비상장주식을 평가할 때 쓰이는 산식을 손질하는 등 평가 제도를 합리적으로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개별기업마다 특성이 다름에도 불구, 이자율 등이 고정된 획일적 산식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에서다.

전문가들은 비상장주식이 거래 사례가 드물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어 객관성과 적정성을 담보하는 평가방법을 찾기는 어렵다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획일적인 계산방식 등은 개선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비상장주식 평가 개선하려면…"이자율 바꿔야"

비상장주식 평가제도 개선책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비상장주식 평가방법을 산정하는 기존의 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종일 카톨릭대 교수는 발제를 통해 보충적 평가액을 산정할 때 사용되는 할인율(10%), 추정기간(5년), 영구성장율(0%)이 고정되어 있어 실제 가치와의 괴리가 커지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할인율의 경우 해당 기업의 현금흐름의 위험수준을 반영할 수 있는 가중평균자본비용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제를 맡은 기은선 강원대 교수도 현금흐름할인법(DCF)으로 평가한 뒤 비상장주식을 거래할 경우, 해당 거래액을 세무상 시가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기 교수는 "상증법상 보충적 평가액과 둘 이상의 신용평가전문기관 등이 평가한 가액의 평균액 중 하나를 시가로 선택하게 허용해야한다"면서 "다만 납세자와 이해관계에 있는 점에 비춰 부실평가의 고의성 등을 감안해 평가기관에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단서조항을 달았다.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계산된 평가액이 공정한지를 심의하는 평가심의위원회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됐다. 토론자들은 평가심의위에 자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평가심의위원회 제도를 확대하기 위해선 납세자를 대상으로 제도를 신설한 법 취지와 심의대상, 신청요건 등에 관한 홍보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과 납세자 입증책임을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시됐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현행 비상장주식 평가 제도를 두고 합리적 개선이 필요하다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비상장주식 평가, 미래 예상수익으로 산정해야"

시가를 확인하기 어려운 비상장주식의 공정과세를 위해 비상장주식 평가를 미래의 예상수익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과세당국 입장에서도 비상장주식이 실제보다 고평가 될 경우 납세자에게 세부담을 증가시키는 반면, 저평가 될 경우에는 징수해야할 세금을 제대로 거두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강진홍 서린회계법인 회계사는 "보충적 평가액이 비상장주식의 시가를 적절히 반영하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보충적 평가는 과거 이익이 미래에도 그대로 유지될 것임을 전제한 뒤 평가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식가치는 미래에 기업이 창출할 것으로 기대되는 이익에 기초하는 반면, 과거의 손익이나 순자산으로 측정된 주식가치가 시가를 반영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중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미래의 기대수익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어려워 감정가액을 배제하고 과거의 실적이 미래에 계속된다는 전제하에 1주당 순손익가치를 산정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상증세법의 태도는 비상장주식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적정성이라는 가치를 일부 희생하는 평가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개선방안이 있다면) 비상장주식의 감정가액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한 후 비상장주식의 감정가액을 수용하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