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담중인 우원식과 김영우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와 김영우 자유한국당 경기도당위원장은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대담에서 최근 패스트트랙 지정과 관련한 국회 파탄에 대해 극명한 대조발언을 해 관심을 끌었다 (사진=김현정 뉴스쇼)
선거제 개편·공수처 설치·검경 수사권 조정 등 3법안을 패스트트랙 지정하는 문제를 두고 자유한국당과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힘겨루기로 국회가 소위 '막장 국회'로 전락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또 오신환 의원의 '반대표' 발언으로 국회 회기 중 특위 위원의 사보임까지 발생하면서 문희상 국회의장이 입원, 한국당 여성 의원에 대한 성희롱 그리고 국회 사무처까지 논란의 중심에 서는 등 국회가 거의 마비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 의원이 바라보는 시각에서도 극명한 대조를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우원식 의원과 자유한국당 경기도당위원장인 김영우 의원은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대담에서 비상대치 상황에 있는 여·야 각당의 입장을 신랄하게 대변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금번 패스트트랙 지정 사태와 관련 "국회법을 위반하면서 선진화법, 특히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처리)를 악용할 줄은 몰랐다"며 "한국당이 이렇게 처절하게 몸으로 막을 수밖에 없는 그 원인 제공은 민주당과 문 정권이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절차적으로 문제가 없으면 괜찮은데 국회의장과 함께 강제 사보임 하지 않았냐"면서 "너무나 불법적인 거다. 특히 임시회기 중에는 위원직을 해당 위원 본인이 원하지 않는 경우에는 사보임을 누구도 시킬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여야 4당이 국회법을 위반했다고 얘기하는데 적반하장"이라며 "임시회의 경우에는 사보임을 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런데 그 위원이 질병이나 불가피한, 부득이한 사유에는 국회의장이 허가를 해 주면 사보임을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리고 의원들의 배치는 그 당의 원내대표의 고유한 권한"이라며 "당론이 정해지면 그 당론을 실현시킬 의무와 책임은 원내대표에게 있다. 국회의장께서 사보임과 관련해선 원내대표와 협의해서 결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2003년도에 개정된 국회법 148조 6항에 보면 '상임위의 개선, 즉 사보임은 해당 위원이 부득이한 사정이 있을 때 그것도 직접 국회의장의 승낙을 얻을 때'에만 사임할 수 있게 돼 있다"며 "해당 의원이 사임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보임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오 의원의 사보임 허락 자체가 국회법을 위반 것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은 헌법과 법률 그다음에 개인의 양심에 따라서 법안을 심의하고 의결할 수 있는 고유의 권한이 있다"며 "만약 이것을 마음대로 못하게 한다면 여야 원내대표만 뽑으면 된다"고 국회의 의사 진행과 관련된 법을 어겨선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 의원은 원내대표에 일임된 권한에 대해 "의원들이 원내대표에게 일임하는 것은 원내대표를 본인들이 뽑기 때문"이라며 "원내대표가 정해진 당론을 집행하는 걸 동의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그런 점에서 원내대표가 갖고 있는 권한은 일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당 의원들이 동의한 것"이라며 "그런 점에서 국회의장이 국회운영을 교섭단체의 대표들과 하는 이유"라고 강변했다.
이에 김 의원은 "그것도 완전히 거꾸로 뒤집어서 말한 것"이라며 "도장을 맡기고 원내 지도부의 결정에 따르는 경우는 정말 당 의원들이 묵인하는 경우에 한해서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관영 원내대표는 본인 스스로도 이것을 지금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미래당이 완전히 분당 위기에 처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미래당 내부에서는 김 원내대표의 이런 결정에 대해 성명서까지 냈고 권한쟁의 심판도 청구했다.
한국당에 의한 국회의 물리적 충돌에 대해 선진화법 위반이 아니냐는 진행자의 지적에 김 의원은 "국회 사무처는 이것에 대해 유권 해석을 내릴 권한이 없다"며 "정말 실망스러운 것은 민주당 출신인 문 의장이 외부에서 전자 결재로 승인했고, 국회 사무처는 덩달아 춤을 추고 있다. 정말 있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문 정권과 민주당은 국정 실패에 초조하거나 아니면 권력에 취했다. 이 두 가지 중에 하나"라며 "지금 문 정권이나 민주당 국정 운영 철학을 우리는 딱 네 글자 '내로남불' 아니면 '안하무인'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과거 정부에 대한 적폐청산에 올인 하면서 본인들은 완전히 새로운 적폐를 쌓고 있다"며 "완전히 권력에 취하지 않고서는 이렇게 내로남불 할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민생과 관련된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서 패스트트랙도 만들어진 것"이라며 "이렇게 정치 구조나 정권 연장의 수단, 검찰 길들이기 위한 공수처법 같은 법안을 처리하라고 패스트트랙 만든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이에 "국회 선진화법은 지금과 같은 사태, 즉 동료 의원을 감금한다거나 회의장이나 국회 사무처를 점거해 법안 제출을 못하게 한다거나 회의를 방해한다거나 이런 것을 막기 위해서 법안 통과 과정을 야당이 좀 더 유리하게 하기 위해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꼭 통과시켜야 될 법인데 여야 간의 대치가 심할 경우, 과반으로 통과시켜야 될 걸 5분의 3의 동의를 받아서 패스트트랙 절차에 태울 수 있도록 한 게 국회 선진화법"이라며 "꼭 필요한 법은 통과시킬 수 있도록 어려운 절차를 만든 게 패스트트랙"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그러면서 "패스트트랙은 국회 선진화법에 정해진 정상적인 절차"라며 "그걸 불법으로 올렸다고 얘기하는 건 본인들이 2011년에 만든 이 법을 해체시키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점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패스트트랙의 취지에 대해서는 민생 개혁 입법에 적용코자 정한 것이지 경기의 규칙인 선거 제도, 검찰 길들이기 위한 공수처 법안 등을 위한 절차는 아니라고 항변했다.
김 의원은 "이게 민생 입법이면 우리가 왜 막겠냐. 정권 연장의 수단을 강제 입법하는데 그것도 강제 사보임, 팩스 사보임을 통해서 특위 위원 활동을 강제하고 있는데 어떻게 그것을 안 막겠냐"고 재차 반박했다.
패스트트랙이 민생 입법을 위한 조치라는 주장에 우 의원은 "민생 입법이면 동의한다고 그러는데 제가 을지로 위원회에서 정말 을을 위한 민생 입법을 숱하게 많이 냈다"며 "원내대표 할 때도 많이 냈는데 그걸 가로막은 쪽이 한국당"이라고 말했다.
현재 한국당과 민주당 양측의 고소 고발이 이어지는 점에 대해 김 의원은 "정치적으로 풀어야 지 어떻게 고소, 고발을 먼저 하냐"면서 "이것은 협치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이미 진행되고 있고, 그리고 막는 수단이 매우 불법적인 거"라며 "국민들 보기에 정말 보기 싫은 '동물국회' 모습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회 선진화법을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나아가 "민주당이 청와대 거수기 역할을 하는 것 같다"면서 "우리도 여당을 해 봤지만 청와대가 밀어붙일 때 다른 목소리를 많이 냈다. 그런데 민주당은 지금 완전히 청와대 조국 수석에게 끌려가고 있다"고 청와대를 향해서도 비난했다.
우 의원은 "과거에 여당이 그랬다고 해서 지금의 여당이 그럴 거라고 생각하는 거는 그것은 정말 우스운 말”이라며 “지금 민주당이 진행하고 있는 패스트트랙은 여야 4당이 함께하고 있는 것”이라고 여당 단독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님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여야 4당이 같이 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우리 사회의 발전과 개혁을 위해서 국민들의 요구를 수렴하고 있는 것"이라며 "한국당은 이제는 민심을 돌아보고 민생을 위해서 국회를 왜 정상화해야 되는지를 다시 살펴보고 패스트트랙 절차를 빨리 끝내 달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지금 선거제도 개편, 이게 급할 게 없다. 검찰 개혁부터 먼저 해야 된다"면서 "민생 관련 법안부터 먼저 해고 그 이후에 정치구조라든지 선거제 논의를 해도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이런 걸 패스트트랙에 먼저 태워가지고 겁박하냐. 더군다나 강제 사보임까지 하면서 패스트트랙 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제 국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협치, 합치의 정신을 좀 발휘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