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빼미 공시 등 불건전 공시 행태 제재도 강화
◆…과제별 추진일정. 자료=금융위원회 제공
앞으로 공시담당 조직이나 인력을 체계적으로 갖추지 못해 고충을 겪었던 신규 상장법인, 중소기업이 공시대리인을 지정해 외부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허용된다. '올빼미 공시'나 상습･고의적 공시의무 위반 등 불건전 공시행태에 대한 제재도 강화된다.
금융위원회는 2일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시장 공시규정 개정안을 승인하고 외부 전문가가 공시의무 발생여부 판단, 공시서식 작성 및 제출 등 공시 실무를 대신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공시대리인 제도'를 도입해 오는 7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코스닥 상장법인 중 공시업무 관련 지원 필요성이 높은 3년 이하 신규상장법인과 중소기업에 대해 적용한다. 대상 기업은 지난 2017년 말 기준 778개사다.
공시대리인을 하기 위해선 상장법인 공시담당자로서 2년 이상 근무한 자, 변호사, 회계감사 또는 기업 자문․컨설팅 업무를 2년 이상 수행한 회계사, 투자매매․중개업자인 회사에서 기업금융, 조사분석 또는 고유자산운용 업무를 2년 이상 수행한 자로 코스닥협회의 공시담당자 전문과정을 수료해야 한다.
상장법인은 대리인을 선임하더라도 공시 관련 주의의무를 다해야 한다. 불성실공시법인 지정, 벌점 및 제재금 부과 등 공시의무 위반 관련 제재는 상장법인을 대상으로 부과한다. 거래소는 공시의무 위반 발생 시 공시대리인을 교체할 것을 거래소가 요구할 수 있다.
공시대리인은 회사의 내부자로서 미공개중요정보 이용 시 처벌 대상이 된다. 금융위는 미공개정보 이용의 예방을 위해 대리계약 체결 즉시 거래소의 자사주 거래 알림 서비스 등록을 의무화할 예정이다.
대리인에 의한 미공개정보 이용 또는 공시의무 위반 발생시 대리인의 책임을 명확히 하기 위한 표준계약서도 한국거래소를 통해 5월 중 제공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이와 함께 상장법인의 책임하에 성실한 공시가 이루어지도록 중소･혁신기업을 중심으로 자체역량 강화를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중소･혁신기업 등이 체계적 공시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맞춤형･밀착형 컨설팅 제공한다.
내부회계관리제도 비적정, 잦은 경영권 교체, 영업이익 적자 지속, 부채비율 과다 등을 기준으로 불성실공시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 기업'을 선정하고 해당 기업들에 대한 공시의무 관련 현장 방문교육 및 주의사항 사전점검을 실시한다.
코스닥 상장법인의 공시역량 강화를 지원하면서 중장기적으론 거래소의 사전확인 절차도 폐지한다.
'올빼미 공시'나 상습･고의적 공시의무 위반 등 불건전 공시행태에 대한 조치도 강화한다.
주요경영사항 관련 정보를 명절 등 연휴 직전 또는 연말 폐장일에 자주 공시한 기업 명단을 공개한다. 기업이 불가피성에 대한 소명을 원하는 경우 소명내용도 함께 공개한다. 어린이날 연휴 직전일인 오는 3일부터 집계해 내년 5월 올빼기 기업 명단을 첫 공개할 예정이다.
연휴 직전 공시 등으로 투자자에게 정보가 충분히 전달되지 못할 우려가 있는 경우, 거래소가 전자공시시스템(KIND)을 통해 해당 정보를 재공지한다.
공시의무 위반이 반복되는 기업에 대한 상장적격성 심사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불성실공시 법인은 시장에서 퇴출시키기로 했다. 현행 상장적격성 실질 심사 기준을 2년간 누적 벌점 30점 이상에서 1년간 누적 벌점 15점으로 크게 높여 규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악의적 이행지연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판매·공급계약 체결, 주식 관련 사채권 발행 등의 경우엔 공시 후 장기 이행지연 시 불성실공시로 제재하기로 했다. 이미 공시된 내용을 번복하거나 주요내용을 변경하는 경우 공시내용 이행을 위해 충분한 노력을 하였음을 입증하는 경우에 한해 상장법인의 면책사유를 인정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