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보다 이미 기술적 우위… 경쟁사 영업비밀 필요없어"
◆…SK이노베이션/LG화학 CI.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간 전기차 배터리 사업 관련 공방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업 관련 핵심 기술·인력 빼오기 이슈 제기에 대해 근거 없는 비방으로 단정짓고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SK측의 유감표명에 LG화학이 반박하고 나서자 다시 대응수위를 높인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개발기술과 생산방식이 다르고 이미 핵심 기술력도 세계 최고 수준에 올라 경쟁사의 영업비밀이 필요 없고 빼오기식 인력 채용이 아닌 모두 자발적으로 온 것"이라며 "비신사적이고 근거도 없이 깎아내리는 행위를 멈추지 않으면 법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강력하고 엄중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3일 밝혔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과 인력을 대거 빼갔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관련 제품 수입 금지를 요청하고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영업비밀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 입사지원 서류에 2차전지 양산 기술과 관련된 주요 영업비밀이 담긴 것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단기간 고성장을 이루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SK이노베이션은 "투명한 공개채용 방식으로 경력직원을 채용했고 국내 이슈를 외국에서 제기해 국익 훼손도 우려된다"라는 입장을 내놓았다.
LG측은 이에 대해 "핵심 기술과 지적재산권을 보호하는 것이 진정 국익을 위하는 길이고 후발업체가 손쉽게 경쟁사 영업비밀을 활용하는 것이 용인된다면 어떤 기업도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며 "입사지원 서류 내 프로젝트 팀원 실명 기술은 면접 합격자에 한해 요구되는 것으로 협업을 한 주요 연구 인력 정보를 파악하는 건 어떤 업계에서도 일상적이지 않다"고 다시 문제를 제기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996년부터 배터리 개발을 시작해 그동안 조 단위 이상 연구개발비를 투입했고 이미 자체적으로 세계 최고 기술 수준을 확보했다"며 "설계와 생산기술 개발 방식의 차이가 커 (LG화학의)영업비밀이 필요없는 만큼 인력 빼오기를 통한 영업비밀 침해가 성립할 수 없다"고 재반박에 나섰다.
SK는 배터리 핵심소재인 양극재의 경우 LG가 해외 업체의 NCM(니켈코발트망간)622를 구매해 사용하는 것과 달리 국내 파트너사와 양극재 기술을 공동 개발해 성장했다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2014년 세계 처음 NCM622 기술을 양산에 적용했고 2016년에는 NCM811기술도 세계 첫 개발, 2018년부터 도입했는데 이는 연구개발 성과라는 것이다. 생산 공정방식에서도 경쟁사가 전극을 쌓아 붙여 접는 방식(Stacking & Folding 또는 Lamination & Stacking)을 취하지만 SK는 전극을 낱장으로 재단한 뒤 분리막과 번갈아 쌓는 Zigzag Stacking으로 기술적 우위를 갖췄다는 주장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핵심인력 빼오기 주장에 대해서도 "그동안 경력직 공개모집 방식으로 진행해와 자발적으로 지원한 후보자들 중 채용해왔다"며 "LG화학이 제시한 (입사지원)문건은 후보자들이 자신의 성과를 입증하기 위해 정리한 자료로 내부 기술력 기준에서 전혀 새롭지 않아 모두 파기한 것들이고 대부분의 기업들이 경력직 채용 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리고 반박했다.
이어 "경력직 구성원의 전 직장 정보활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전 직장 정보 활용금지' 서약서를 지원 시와 채용 후 2번에 걸쳐 받고 있고 이를 어길 시에는 최고 채용도 취소된다"면서 "LG화학이 5명의 전직자에 대한 법원 판결을 영업비밀 침해와 연결시켜 주장했는데 이는 '전직자들이 당시 경쟁사와 맺은 2년간 전직금지 약정 위반에 대한 판결'임에도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것처럼 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배터리 업계 중 유일하게 기술과 생산능력을 확보한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과 관련해 지난 2011년 LG화학이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했으나 2014년 서울지방법원이 특허 비침해 판결을 내리면서 종결됐던 점을 근거로 이번 견제가 처음이 아니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SK측은 "이런 식의 경쟁사 깎아내리기를 멈추지 않고 계속한다면 고객과 시장 보호를 위해 법적 조치 등을 포함한 동원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해 강력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