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임 인사차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만나 웃고 있다. (사진=더 팩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상견례를 했다. 국회 안팎의 상황을 고려한 듯 서로 부드러운 대화가 오갔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인사차 나 원내대표의 국회 사무실을 찾았다.
이 원내대표는 민주당내 비주류 운동권 대표주자라는 강성 이미지를 의식한 듯 대화와 협치를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 말씀을 잘 듣고, 야당의 목소리를 경청하겠다"며 "협치부터 시작하고 그런 과정에서 정국을 푸는 지혜를 주시면 심사숙고하고 최대한 존중할 수 있는 길을 찾겠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편하게 인사드렸으면 좋은데, 저도 약간 과제를 가져왔다"며 "어떤 말씀이든 주시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회 정상화를 위해서 (함께) 노력하면 좋겠다"며 "산불이나 지진 등 우리가 정성을 쏟아야 할 일들이 있는 만큼 경청을 하겠다. 가능하면 5월 임시국회라도 열어서 국회 본연의 일을 하면 좋겠다"며 국회 정상화를 요청했다.
그는 "5·18도 다가오는데, 관련법을 국회에서 개정해서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는 점도 고려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나 원내대표도 최근 여야 갈등을 의식한 듯 부드러운 분위기로 화답했다. 민주당의 상징색인 푸른색에 맞춰 의상을 택하기도 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의 당선을 축하하며 "사실은 (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세분 중에서 가장 가깝다고 느껴지는 분"이라며 "연구단체 이름도 모르고 이름을 빌려달라고 해서 두번도 안 묻고 빌려드렸다"고 화답했다.
그는 최근 여야 갈등을 의식한 듯 "그동안 형님(홍영표 전 원내대표)을 모시고 여야 협상을 했는데 이제 동생이 나타났다"며 "우리가 민생과 국민을 위한 국회가 된다면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되겠다"고 말했다. 최근 방영되어 좋은 반응을 얻은 방송 드라마를 인용한 화답으로 해석된다.
하늘색 자켓을 입고 온 나 원내대표는 "이 원내대표와 역지사지를 해보고 케미(조화)를 맞춰보려고, 민주당과 똑같은 자켓은 없고 해서 나름 비슷한 옷을 입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나 원내대표는 "인터뷰를 읽어보니 말을 잘 듣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했는데 설마 청와대 말을 잘 듣는 건 아니겠지라는 생각을 했다"고 농담조의 지적을 하기도 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도 "어려운 상황에서 여당의 원내대표가 된 것이 부담스럽다"면서 "찾아 뵙자마자 국회 정상화를 위해 노력했음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게 돼 죄송하다"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나 원내대표가 굉장히 합리적, 개혁적 보수의 길을 가실 수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고 응원도 많이 했다"며 "밥 잘 사주신다고 했는데 밥도 잘 먹고 말씀도 많이 하자"고 화답했다.
정치권에서는 두 여야 1당 원내 수장이 의외의 조화를 이룰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 원내대표가 '운동권 엘리트', 나 원내대표가 '법조 엘리트'라는 대척점에 있으나 17대 국회에 처음 입성한 '국회의원 동기'이며, 각각 84학번, 82학번으로 같은 시대를 살아온 만큼 이해의 폭이 넓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