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과의 10억 달러 특허소송에서 애플이 허무하게 실패한 것은 핵심 기술이 가진 중요성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라는 분석이 나왔다.
모바일 전문 보도매체 폰아레나는 퀄컴과 치열한 특허 전쟁을 벌이고 있던 애플이 무대 뒤에서 합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기술(칩) 때문이었다고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양사는 최종 계약에 대해 발표하면서 정확한 특허료는 밝히지 않았으나 지난 1분기 실적발표 자료를 근거로 애플이 특허료로 퀄컴에 지불한 금액은 45억 달러(5조3100억 원)에서 47억 달러(5조5500억 원)로 추정하고 있다.
당시 조건은 6년 계약에 추가 2년 옵션(선택)이었다. 애플은 퀄컴과의 특허분쟁을 진행하면서 4G 모뎀 칩 전량을 인텔에서 조달하는 한편 차세대 아이폰용 5G(5세대 이동통신) 칩도 채택하기 위한 노력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인텔의 기술 개발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서 올해부터 5G 서비스가 본격화 되자 5G칩 조달을 위해 경쟁자인 삼성전자는 물론 미디어텍에도 손을 벌리는 등 필사적으로 매달렸지만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1월 미국 연방 통상 위원회(FTC) 배심에 참석한 애플 공급만 관리자인 토니 블레빈스(Tony Blevins)는 5G 모뎀 칩 조달을 위해 삼성전자와 미디어텍과 대화를 가졌다는 사실을 증언하기도 있다.
지난달 초까지만 해도 인텔은 올 하반기까지는 5G칩을 출하할 것이라고 강조했지만 합의 발료 몇 시간도 안 돼 모바일 5G 모뎀 사업 철수를 천명했다. 한 애널리스트 분석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한 대당 9달러를 애플에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한다.
퀄컴의 주가는 합의 발표 후 3주 동안 50%나 상승했고 크리스티아노 아몬(Cristiano Amon) 사장은 214만 달러, 제임스 톰슨(James Thompso) 165만주, 도널드 로젠버그 (Donald Rosenberg) 법률고문 112만 달러, 임시 최고재무책임자 데이비드 와이즈(David Wise) 25만4천 달러 등 경영진들도 막대한 보너스를 챙겼다.
이밖에 투자자들도 합의 발표 전날 57.18달러였던 주가가 11일(현지시간) 현재 85.84달러로 50%나 급등하면서 많은 수익을 얻었다. 이는 역으로 애플의 사업이 퀄컴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기술의 의미가 얼마나 큰 지를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애플은 2011년부터 2015년까지 모든 아이폰에 퀄컴의 칩셋을 장착했고 매년 10억 달러를 지급하며 최고 경영자 팀 쿡은 다른 회사에 지급하는 금액에 비해 5배나 많다며 지난 2017년1월 소송을 제기했다.
그렇지만 결국 핵심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애플은 지난달 합의를 명분으로 백기 항복을 선언할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