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일반이사회 23-24일 양일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려
"日이 구체적 근거 제시한다면 사안은 좀 더 본격화···그러나 못할 것"
송, 日자료 제시...2003·2008년 日의 한국 화이트리스트·캐치올 자료 등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한일 분쟁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WTO 일반이사회가 23일부터 이틀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다(그래픽=연합뉴스)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로 촉발된 한일 분쟁 해결의 실마리를 쥐고 있는 WTO(세계무역기구) 일반이사회가 오늘과 내일 이틀간에 걸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다.
WTO 일반이사회는 164개국 회원국으로 구성된 상시적 최고 의사결정 기구로 각료 이사회는 2년에 한 번 열리며 여기서 WTO 협정의 해석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 정부는 김승호 산업통상자원부 신통상질서전략실장은 대표로 하는 통상팀을 구성하여 22일 제네바로 떠났다.
송기호 민변 국제통상위원회의 위원장은 23일 WTO 일반의사회에서 우리 정부측이 제기할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는 WTO 협정 위배'라는 부분에 대해 전혀 대응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송 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대담에서 "(전략물자 밀반출 명분의) 구체적인 증거가 없기 때문에 북한을 거론할 수 없을 것"이라며 우리측이 제기하는 부당성에 일본이 대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위원장은 구체적인 부분으로 "안보라는 사유, 가령 전쟁이 일어났다든지 그런 아주 긴급한 비상사태인 예외적인 경우에만 인정이 되는 것"이라며 "WTO 일반이사회 회원국으로서 일본이 자국 통상정책에 근거해서 공식 입장을 내놨는데 거기엔 안보 예외를 회원국이 남용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왜 그러한 조치가 그 나라의 안보 이익에 필요한 것인지. 왜 그런 조치를 안보를 위해서 해야 되는 것인지 합리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송 위원장은 이어 "그것이 일본 정부가 작년과 올해 WTO에 내온 공식 의견"이라며 "지금 일본은 그 설명을 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 정부는 아베 총리에게 설명을 제대로 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위원장은 '일본측이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 못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못한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오늘 (WTO 일반이사회에서) 구체적인 증거가 없기 때문에 북한을 거론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위원장은 WTO 일반이사회가 중대한 국제무역 질서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을 안건으로 상정함을 강조하며 "단순히 이번이 어떤 전초전이라든지 국제적인 여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일반이사회가 나중에 분쟁 해결 기구에서 어떤 결정을 하면 그것을 최종적으로 승인하는 권한도 있다"며 "직접 분쟁에 들어가 사안에 대한 정부의 공식 입장을 해당국에 제출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곳"이라고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송 위원장은 "지금까지 일본이 자신의 조치가 왜 필요한지 그것이 일본의 안보 이익에 어떠한 필요성이 있는지를 구체적인 내용, 어떤 실체적인 근거를 제대로 제출하지 못했다"면서도 "그런데 만약 일본이 정말 어떤 구체적인 내용을 들고 나온다면 사안은 좀 더 본격화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번 사안에 대해 일본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송 위원장은 "일본측에서 안보라는 틀을 제기할 것이라는 것은 우리가 예상할 수 있다"며 "일본으로서는 이번에 국제무역 질서에 반하는 일본의 행정조치가 안보조치 관련 국내법에 근거한 조항이기 때문에 이걸 규제하면서 어쩔 수 없이 WTO에 가서도 안보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고 그 외 달리 구상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 자체가 일본의 모순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측의 예상되는 논리가 뭐냐'는 물음에 대해 송 위원장은 일본으로부터 입수한 자료를 제시하며 "일본 조치의 핵심 중에 이른바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다는 일본의 조치가 일관성이 없다"는 자료라고 말했다.
송 위원장은 이어 "이게 2003년과 2008년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로 추가하는 내용의 일본정부 문서"라며 "우리를 우대한다는 그 내용을 담은 입법 예고안인데 왜 우리를 우대하는지 이유가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울러 "WTO 협정의 중요한 내용 중에 하나가 이 수출규정을 일관되고 합리적으로. 그리고 평등하게 하라는 것"이라며 "가트(GATT) 10조 3항에 보면 수출 규정을 일관되게 시행하라는 그 조항에 위반되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이 문서를 그냥 뽑아온 게 아니라 일본에서 입수를 한 것이고, 우리 정부에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로 2003년에 넣었을 때 일본이 판단했던 근거와 상황에 대한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이제 제외한다는 그 자체가 이미 위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위원장은 '한국이 운용을 잘못해서 북한에 전략물자가 밀반입되고 있다'는 일본측 주장에 대해서도 "북한 변수는 저는 일본이 공식적으로 일본이 제기하지 못할 것이라 본다"고 단언했다.
그는 그러면서 "2008년에는 재래식 무기(일반 병기류)에 대해서 캐치올(수출규제면제) 면제해 준다는 문서인데, 이때는 북한의 핵실험이 본격화될 때다. 그런 상황에서는 한국을 이런 대량살상 무기라든지 재래식 무기에서의 심사를 면제해 주는 이런 조치를 했다"며 "지금은 오히려 북한이 핵실험도 중단했기 때문에 북한 변수를 일본이 주장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