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향후 엄청난 스트레스 줄 것...중·러의 계획된 전략"
"한미일 삼각동맹 체크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볼턴 방한 노린 것"
"볼턴 방한에 기대할 것 없어...한일에 원칙적인 얘기만 할 것"
◆…김준형 한동대 교수
김 교수는 24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대담에서 23일 오전에 발생한 중.러 군용기의 카디즈 진입과 러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에 대해 "고의적이고 계획된 도발"이라고 말했다 (김현정의 뉴스쇼 화면 캡처)
23일 중국과 러시아 군용기가 연합해 KADIZ에 진입하고, 사상 처음으로 타국 군용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한 사태에 대해 김준형 한동대교수(정치학)는 "이게 앞으로 시작에 불과하다. 우리에게 던져주는 엄청난 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24일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대담에서 "미·중 갈등도 문제인데 미·러 갈등에다가 한일 문제까지 지금 전체적으로 우리가 앞으로 어쩌면 수십 년 동안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러·중 군용기의 KADIZ 진입과 러시아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에 대해 명백한 고의라고 단정했다.
김 교수는 "러시아는 나토(NATIO·북대서양 조약기구)에 대한 방공 전략을, 태세를 점검하기 위해서 이렇게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다"면서 "그런데 그런 시험하는 정도에 비해서 (이번 우리)영공까지 침범한 것은 상당히 다른 차원으로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카디즈는 국제법상 제재는 없지만 영공은 국제법적으로 주권 지역이기 때문에 사실상 격추시켜도 사실 할 말이 없는 거"라고 주장했다. 지난 1983년 9월에 구 소련(러시아) 에 이해 격추된 대한항공(KAL) 007기 사례가 있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당시 KAL기는 정규 항로를 이탈해 소련 영공으로 진입해 소련 전투기의 미사일에 맞아 탑승자 269명 전원이 사망했다. 민간항공기 사례도 있지만 군용기는 더더욱 심각한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김 교수는 러시아가 '우리 군의 대응사격을 360발 정도 받았는데, 이를 몰랐다'고 주장한 점에 대해선 "그전에 우리가 경고용으로 발사한 것도 부인하고 있다"며 "다 계획된 반응"이라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이런 러시아측 반응에 대해 "일단은 (한미일의) 방공망 태세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대해서 확인하는 단계일 것"이라며 "러시아와 중국의 입장에서 최근 흔들리는 한일 관계로 한미일 삼각동맹 관계가 어떻게 마무리가 되는 지 체크, 즉 저쪽 입장에서 전략적으로 접근해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또 러 군용기의 독도 영공 침범에 대해선 "사실 한미일이 다 관련이 있다"면서 "독도를 노린 거다"라고 언급한 뒤 "더 크게 보면 동북아 판도가 그만큼 격변 속에 있고 어디로 갈지 모른다는 것에 대한 러시아나 중국, 한국, 일본이 다 사실상 불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자위대 항공기가 출격해 독도를 자기 영토로 주장하며 대응 사격을 했다면 전쟁까지 갈 수 있어던 상황이 아니냐'는 물음에 김 교수는 "그럴 가능성은 좀 적다고 본다"며 "일단은 이 영공 안에는 한미 동맹이 작전하는 지역"이라고 답해 자칫하면 주한미군의 개입까지 나오는 등 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도 "이제 시작, 즉 출입구라고 본다"면서 "계속 영공을 침범한다기보다는 아베의 경제 제재 포함해서 사실 자기들의 이해관계를 유지해 가면서 판도 짜기를 하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밀리지 않겠다는 것이 지금 각 나라가 다 갖고 있는 거니까. 남북 외에 미중일러 사실 6개국 사이에 엄청난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사실 재발 방지가 중요한 것이고 단호하게 대응을 했고 경고 사격도 잘했다"며 "그러나 이제 이것을 확전시켜서 우리에게 좋을 건 하나도 없다"고 경계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한한 시점에 이 같은 도발이 이뤄진 점에 대해서도 김 교수는 "우연히 일치가 아니라 중국과 러시아가 계획을 맞춘 거"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왜냐하면 훈련 계획을 그전에 잡았던 게 아니라 사실상 약간은 긴급하게 중·러가 한 것 같다"며 "그건 볼턴의 방한을 노린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실 볼턴은 기본적으로 미국 행정부 전략가들을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과도하게 이번 볼턴 방한에 대해서 기대할 필요는 없다. 기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는 그 이유에 대해서는 "미국은 한일 관계가 나빠지는 걸 결코 원하지 않는다"며 "지금 시점에서 미국이 바로 개입하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해서 지금 나빠진 것을 내버려둘 수는 없으니 아마 미국이 있다는 존재감을 더 보여주면서 양쪽 입장을 듣고 아마 원칙적인 얘기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런데 그건 우리한테 유리하다. 왜냐하면 우리는 지금 일본하고 협의하자고 얘기하는 쪽이고 일본은 피하는 입장"이라면서도 "그러나 (볼턴이)일본에게 압박을 줘서 일본을 움직이게 하기에는 사실 이번 방문은 아직은 아닌 것 같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