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수년 동안 값싼 노동력과 성장하는 시장의 혜택을 입어온 애플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문제뿐 아니라 앞으로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온라인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국 관세부과에 애플이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주장과 달리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향후 상당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한 어려움 중 가장 큰 악제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지만 트럼프가 선언한 무역 전쟁이 쉽게 해결되기 보다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지난 20년간 애플은 중국이 세계경제 질서에 통합됨으로써 가장 큰 수혜를 입은 회사 중 하나였지만 중국과 미국의 관계가 점점 악화됨에 따라 가장 취약한 처지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다.
웨드부시(Wedbush) 재무 분석가인 댄 아이브스(Dan Ives)는 중국은 애플의 역사에서 와일드카드로 남아있다“면서 ”중국 시장의 상황에 따라 회사의 재무적 성과는 물론 주가도 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애플은 상표를 제외한 거의 모든 것이 중국산 제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즉 중국에서 거의 모든 제품이 제조되는 것은 물론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이 상품과 서비스의 핵심 시장이라는 두 가지 취약점이다.
이러한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제조 공장의 일부를 중국 밖으로 이전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지만 애널리스트들은 아이폰 제조량의 10%만 옮기는데도 수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하고 있어 관세 전쟁을 피하려는 움직임은 사실상 무위로 끝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애플은 데스크톱이나 맥을 미국에서 제조하겠다고 발표, 트럼프로부터 큰 칭송을 받기도 했지만 모델과 디자인에 실패한 후 결국은 다시 중국에서 제조하는 것으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세 번째는 애플의 아이폰 가격 인상정책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지난 2017년 가격을 크게 인상한 1000달러짜리 아이폰X 라인업을 출시하면서 판매는 제자리걸음에 그쳤다.
애널리스트나 소비자들은 아이폰이 너무 비싸다는 인식을 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고 25%의 관세까지 부과될 경우 판매이윤을 낮추거나 가격을 인상하는 방법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다.
시노버스 트러스트(Synovus Trust) 포트폴리오 매니저 다니엘 모건(Daniel Morgan)은 “아이폰 가격을 끌어올릴 수 있는 꼭대기(정점)에 달한 것은 맞다”고 말했다.
애플의 중국에 대한 문제의 또 다른 부분은 소비자 판매에 있다. 중국 대륙 이외에 홍콩과 대만을 포함한 중화권 지역은 아이폰 사업은 전체 판매량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었다.
그러나 분쟁이 격화된 지난해 가을부터 급격하게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말 매출은 27%, 1분기에는 22% 감소한 것은 물론 2분기 역시 추가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러한 하락세의 배경에는 비싼 가격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에서 1000달러짜리 아이폰XS의 경우 중국에서 구입하는 데는 1300달러, 저가 모델인 XR은 미국에서는 750달러지만 중국에서는 967달러에 이른다.
마지막으로 중국에서 점증하는 민족주의도 미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원인이다.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가 강화된 이후 중화권을 여행한 사람들은 민족주의 경향이 짙어지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한다.
무역 전쟁이 민족주의 정서를 강화하는데 일조하고 있지만 실제 그 분쟁의 도를 훨씬 넘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브 벤처(Arbe Ventures) 홍콩지사 멜리사 구지(Melissa Guzy)는 “최근 중국 소비자들의 미국산 대신 중국산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크다”며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간의 변화로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미국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체 매출의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 매출이 떨어질 경우 전반적인 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애플은 하드웨어 수익 감소에 대비해 앱 스토어, 애플 뮤직, 아이 클라우드 (iCloud) 등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지만 중국 내 기반이 축소될 경우 이러한 매출도 마찬가지로 타격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소비자들의 10% 정도가 아이폰 구매를 기피하고 있기 때문에 큰 타격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