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테이거스 美 국무부 대변인 "한국 방위 더욱 복잡해 질 것"
美 하원외교위원장 "文대통령 결정 깊이 우려, 무책임한 결정"
외교가, 한미간 갈등 고조로 이어질 가능성 높은 것으로 평가
◆…미-일 정상회담
프랑스 비아리츠에서 열리고 있는 G7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培晋三) 일본 총리가 회담을 가졌다.(사진=트럼프 트윗 캡처)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GSOMIA) 종료 결정에 대해 미국 정부와 의회의 비판이 잇따라 한미 동맹에 균열 조짐이 커지는 등 파장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25일(현지시간) 오후 트위터를 통해 "우리(미국)는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깊은 실망감과 우려를 표시한다"며 "한국 방위가 더욱 복잡해질 것이며, (주한)미군의 위험이 증가될 것"이라고 문재인 정부의 결정을 비판했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26일 오테이거스 대변인의 논평을 그대로 번역해 공식 트위터에 게재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막판까지 지소미아 연장을 위해 한국 정부관계자들은 물론 각계각층을 상대로 설득작업에 나섰으나 결과적으로 지소미아가 종료된 데 대한 노골적인 불만 표시를 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G7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 일본총리와의 정상회담에 앞서 취재진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내용을 언급하며 "그는 한국이 '워게임(war game)'을 하고 있다는 것에 화가 나 있었다"고 한 점이나 한미군사연합훈련을 "완전한 돈 낭비"라고 언급한 것도 지소미아 파기에 대한 불만 토로로 해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전에도 한미연합훈련과 관련해 비용 문제를 들어 비판적 입장을 보여왔다. 그는 지난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한미연합훈련을 '워게임'으로 부르며 "내가 (백악관에) 들어온 날부터 싫어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최근 비용과 함께 한미훈련을 거론한 것을 두고서는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분담금 인상 필요성을 부각하며 압박하는 측면도 있다는 해석도 나왔다.
한편 미국 의회도 여야 구분 없이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를 비판하고 나섰다.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은 2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한 문재인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긴장 고조가 한일뿐 아니라 지역 전체에 영향을 주는 실질적인 국가 안보 기반의 협력에 저해가 되도록 허용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자신이 '한국의 역동적인 민주주의를 존중하며 한미 동맹의 강력한 지지자'라고 강조한 뒤, "북한의 도발적인 미사일 시험 발사 행위에 한미일 세 나라가 협력하고 있어야 할 시점에 내려진 서울발 결정은 지역 안보를 약화시킨다"고 지적했다.
마이클 매콜 하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도 앞서 22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소미아를 탈퇴하겠다는 한국의 결정으로 한일간 정보 공유에 대한 미래가 의심스러워진 데 대해 실망했다"며 "북한은 위협으로 남아있으며, 민주주의 국가들은 서로 협력하고 보호해야한다"고 토로했다.
또한 전문가들도 한·미, 미·일, 한·일 등 세 나라가 각각 만들고 있는 불협화음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한미일 세 나라간 각각 불협화음이 이어지는 가운데 점점 더 위험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특히 "무엇보다 한국이 다름 아닌 미국과 엇박자를 내는 것은 대북 억지력 제공에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도 최근 잇따르는 한·미·일 삼국의 엇박자는 동북아 지역의 안보 균형에 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중·러의 공조가 이뤄지는 상황에서는 더욱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외교가에서는 이 같은 미국 정부와 의회의 불만 토로와 전문가들의 지적이 다음 달부터 본격화될 주한미군 방위비분담 협상(SMA)을 비롯해 전작권 조기 전환 협상, 호르무즈 파병, 중거리미사일 배치 등을 놓고 한미간 갈등 고조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