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여론조사서 조국 임명 '부정적' 57%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 1분 만에 종료…일정 합의 무산
'檢 전방위 수사' 변수 부상…與 '빠를 수록' 野 '급할 것 없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30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주 정치권은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각종 의혹에 대한 정치권의 힘겨루기와 검찰의 전격 압수수색으로 긴박하게 돌아갔다.
30일 조 후보자 임명에 대해 국민 10명 중 6명인 57%가 '부정적'이라는 한국갤럽 조사(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8월 27일~29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1004명 응답) 결과가 나온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자유한국당·바른미래당은 인사청문회 일정과 증인 채택 범위를 두고 공방을 지속하고 있다.
◆ 9월 2~3일 인사청문회, 사실상 무산…'조국 가족 증인 채택' 공방
민주당은 야당과의 잠정 합의로 내달 2~3일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자 했으나 30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야당의 반발로 1분 만에 전체회의가 끝나면서 사실상 2~3일 인사청문회는 수포로 돌아갔다.
국회 상임위 전체회의는 산회하면 당일에 전체회의를 다시 열 수 없기 때문에 늦어도 오늘까지 확정해야 했던 증인 채택 범위와 청문 실시 계획서 등 안건 채택이 불발된 것이다.
주말 사이 여야의 극적 합의 가능성도 이론적으로는 없지 않지만 증인 채택을 두고 여야의 이견 차가 커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법제사법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이 이날 오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인사청문회가 후보자의 가족을 피의자 신문하듯 몰아세우는 장이 되면 안 된다며 거듭 조 후보자 가족을 증인으로 채택하는 야당 방안에 수용 불가 방침을 밝혔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인사청문회 법을 어겨가면서 야당이 원하는 인사청문회 일정을 대승적으로 수용했다"라며 "증인 문제와 관련해서는 야당이 입장을 바꿔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여당이 오늘이라도 조 후보자 가족을 포함한 핵심 증인 채택을 수용해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여당은 증인 채택 안건마저 안건조정위에 올리며 증인 없는 인사청문회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핑계를 만들어 인사청문회를 무산시키거나 맹탕으로 만들려는 꼼수를 부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핵심 증인이 줄줄이 압수수색과 출금 금지를 당한 만큼 이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것은 국민과 헌법이 청문위원에게 부여한 책무"라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대신 내달 12일까지 인사청문회를 미룰 수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 대책 회의에서 "9월 12일까지 얼마든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대체될 수 있다"라며 여당의 '조국 가족 증인 채택'이 선결 조건이며 개최 시기는 후 순위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청와대가 자의적으로 유리한 법 조항만 내세우고 있다. 인사청문회 법상 청문 보고서를 20일 안에 채택하지 못하는 경우, 10일 이내의 기간을 정해 다시 요구하게 돼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가 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할 경우 12일까지 인사청문회 연기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한편 바른미래당도 한국당과 마찬가지로 증인 없는 인사청문회는 개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운데)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檢 전방위 수사', 청문회 일정 두고 줄다리기 하는 여야 속내
여야가 이처럼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가족을 증인 채택하는 문제로 첨예한 대립을 이어나가는 속내에는 최근 검찰의 조 후보자 관련 전방위적인 압수수색 등 수사 진행 상황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검찰은 조 후보자 의혹 수사 지시에 대해 정부·여당의 입맛에 맞춘 '보여주기식 수사'라는 야권의 비판과 예상외의 전방위적인 압수수색이 검찰 독립성을 위해 칼을 간 윤석열 검찰 총장의 의지로, 당혹스럽다는 여권 반응이 동시에 존재한다.
검찰의 이 같은 수사 일정과 맞물려 민주당으로선 인사청문회가 빨리 진행될수록 조 후보자에 쏟아질 각종 공격에 '수사 진행 중인 사안이어서 답변드릴 것이 없다'라는 식의 회피 전술을 일부 구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청와대와 민주당 입장에선 청문회가 늦춰져봤지 이로울 게 없는 상황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야당은 시간을 벌면서 어느 정도 검찰의 진의와 진행 상황을 파악할 수 있고, 청문회 전에 일부 수사 결과가 발표되면 의혹이 아닌 혐의점을 지적할 수 있어 조 후보자를 공격하기가 수월해진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조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터져 나오고 있다는 점도 시간이 지체될수록 청와대와 민주당에게 유리할 게 없다는 지적이 따른다.
당사자인 조 후보자는 청문회 일정 및 증인 채택 범위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인사청문회에서 설명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동 인사청문회 사무실 출근길에서 기자들이 '청문회 일정 무산 가능성'에 대해 묻자 "인사청문회 일정은 제가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딸 입시 특혜 의혹에 대한 여론의 분노에 대해선 "국민들의 안타까움이나 저에 대한 여러 가지 비난과 질책을 잘 알고 있다"라며 "그 문제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사청문회에서 설명하도록 하겠다"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