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검찰개혁 DNA" vs 주호영 "체계·자구심사 거친 후"
민주당, 공수처 설치법안 우선 처리 방침
한국당, 선거법 우선처리 야합 깨고 공수처법만?···강력 반발
여야 교섭단체 3당이 지난 16일 3+3 회동을 갖고 사법개혁법에 대한 논의를 가졌지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검찰 개혁안 논의가 결렬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특위를 통해 공수처 설치 법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검토하기로 했고, 자유한국당은 민주당이 선거법 우선처리 야합마저 깨면서 공수처법만 먼저 처리하겠다고 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율사 출신인 박범계 민주당 의원과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2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공수처 설치' 문제를 놓고 재차 설전을 벌였다.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캡처)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공수처 법안을 먼저 처리해야 되는 이유는 검찰 개혁의 DNA(본질)이기 때문"이라며 "지금 여론 지형이 절대 다수로 공수처 설치 찬성 의견이 반대보다 2배 이상 높기 때문에 이것을 먼저 처리하자라는 게 저희들의 주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주호영 한국당 의원은 "공수처법의 절차를 이야기하자면 지금까지 특위에서 만들어진 법안들은 거의 모두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를 거쳤다"며 "이번에는 또 무리하게 어느 법 기술자가 그런 아이디어를 냈는지 모르지만 법사위 법안이기 때문에 체계·자구 심사가 필요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안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그는 "(민주당이)무리수를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 의원은 이어 "우리 헌법은 학자에 따라서 의견이 갈라지기는 하지만 검사 이외에는 수사권이 없도록 돼 있고 검사는 검찰청에만 있게 돼 있어 다른 수사 기관을 만들고 그 이름을 검사라고 붙이고 수사권, 영장청구권을 주는 게 헌법상의 문제가 있다"며 헌법 개정에 이어 정부조직법 및 하위 검찰청법 개정이 이루어진 후에야 가능함을 강조했다.
주 의원은 아울러 검찰 개혁에 대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 ' 검찰 자기 식구 감싸기', ''검찰의 절대 권한'이라는 검찰의 문제점은 제대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사권으로부터 독립된 기관이 필요하다"며 "그러려면 공수처가 처장이나 수사관들의 임명이 대통령 권한으로부터 혹은 검찰청을 임명하는 권한으로부터 별도로 임명돼야 그 작용을 할 수 있는데 (민주당 안은) 여전히 대통령이 공수처장을 사실상 지명할 수 있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또 "저는 공수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 사람이다. (공수처) 동의냐 아니냐로 묻는 것은 우문이고 어떤 내용의 공수처냐(가 중요하다)"며 "대통령이 공수처장 임명권에 너무 많은 영향을 여전히 가지고 있는 형태가 지금 법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박 의원은 "(한국당의) 많은 지도자들이 공수처 주장을 했다"며 "그렇기 때문에 한국당이 이제 와서 공수처를 반대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라는 생각이 들고 내용이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초동 집회 분위기를 들며 "검찰이 얼마나 비리를 밥 먹듯이 하려고 계속 반칙을 하겠다는 얘기냐. 이런 시중 여론이 있다"며 "제가 검찰개혁의 DNA라고 말씀드린 이유는 검찰도 못 믿겠다. 경찰도 못 믿겠다. 그래서 제3의 어떤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의 독립성을 갖는 기관이 필요하다고 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울러 "지금 한국당은 윤석열 검찰총장이 들어오면서 (검찰이) 나름 잘하고 있지 않느냐는 판단을 하는 것도 하나의 이유인 것 같다. 즉 권력을 봐주지 않는다"라며 "그런데 이것은 전적으로 제도상의 어떤 그러한 것이 아니고 윤 총장의 (개인) 캐릭터가 작용하는 측면이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이것을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며 "공수처장 임명의 독립성 부분은 얼마든지 한국당과 얘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수처장 임명의 독립성'에 대해서 박 의원은 "공수처장 추천위원회 위원 7명 중 5분의 4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현재 위원 7명 중 야당 몫이 2명이다"며 "야당 중에 한명이라도 반대하면 후보도 못 올리는데 그 정도면 견제되지 않겠느냐는 게 민주당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에 주 의원은 "한국당 당론은 이런 내용의 공수처는 반대"라며 "검찰을 들여다볼 기구, 살아 있는 권력을 수사할 기관인 공수처 처장은 반드시 야당이 추천하고 임명해야 되겠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은 이어 "특별검사도 야당이 추천한 케이스가 두 번이나 있고 대부분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며 "그래서 야당 추천권을 요구하니 우원식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받아들이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거꾸로 가서 7명 중에 6명의 동의를 받아야 된다고 하지만 두 가지 허점이 거기에 있다"고 반박했다.
주 의원은 그러면서 "여당은 (추천위원) 2자리를 미리 가져가지만 야당은 몇 개의 야당이 있다"며 "지금 여야로 보면 민주당 대 나머지 당으로 보지만 사실상 진보 정당, 보수 정당으로 볼 때는 또 국회의 구성을 달리 볼 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주 의원으로서는 한국당이 한 자리를 차지한다고 해도 정의당이 다른 한 자리를 가져갈 경우 민주당이 같이 뜻을 모아버리면 소용이 없다는 뜻으로 본 셈이다.
주 의원은 또 "국회에서 공수처장 후보 2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선택하게 된다"며 "여당 추천과 야당 추천 후보자가 올라가면 대통령이 야당 추천을 고르겠냐? '눈 가리고 아웅'하는 일을 자꾸 야당이 견제할 수 있다고 이야기를 하니 참 답답한 거"라고 반대이유를 재차 강조했다.
'공수처장의 견제 기능을 다하기 위해 한국당에 추천권을 달라'는 주 의원 주장에 대해 박 의원은 "현재 20대 국회의 지형이 야당이 한국당만 있지 않다. 의석 분포수를 놓게 보면 나머지 야 3당의 의석 분포수도 만만치 않은 거"라며 "그래서 결국은 한국당 독재안을 받아달라. 이런 얘기"라고 반박했다.
박 의원은 선거법 패스트트랙을 예로 들며 "한국당을 제외하고 나머지 야3당과 민주당 4당이 합의해서 패스트트랙을 올린 것으로 5분의 3, 그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라며 "다수결의 원리에서 가중 정족수에 의한 다수결의 원리인데 이것을 부정했기 때문에 소위 국회법 상의 방해가 생긴 것"이라고 비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