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료가 급등 부담에 판매량 늘어도 별도 실적 내리막
인터내셔널·건설·에너지 등 자회사 호성적에 한숨 돌려
◆…포스코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2019년 3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포스코가 철강시황 악화로 인해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3분기에도 비철강 부문이 실적을 선방해내는 흐름을 보였다. 올해 내내 원자재 가격 급등 부담이 이어진 가운데 수요산업과의 제품가 인상 협상은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면서 본업이 흔들렸으나 비철강 자회사가 호성적을 내놓아 1조원대 연결 영업이익 달성을 9분기 연속으로 늘렸다.
다만 4분기 들어 철광석 가격이 조금씩 하락추세를 보이고 있으나 제품가에 반영되는데 통상 2~3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연내 반등이 쉽지 않아 보인다.
24일 공시에 따르면 포스코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5조 9882억원, 영업이익 1조 398억원, 당기순이익 4968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6%, 영업이익이 32.1%, 순이익이 53.0% 줄어든 실적이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2.0%, 2.7%, 27.1%씩 감소했다.
2017년 3분기 1조 1257억원부터 시작된 분기 영업익 1조원 돌파 기록은 9분기째로 늘렸으나 지난해 3분기 7년 만에 최대치였던 1조 5311억원 이후 하향곡선이 이어지고 있다. 이익 감소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는 원재료 가격 급등이 꼽힌다.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이 지난해 4분기 평균 톤당 71달러 수준에서 올 1분기 82달러, 2분기 101달러, 3분기 103달러까지 치솟았다. 올해 브라질 댐 사고에 따른 광산 가동 중단, 호주 사이클론 등의 여파로 철광석 공급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월별로 1월 74달러에서 7월 121달러 고점을 찍은 뒤 8월부터 안정화 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이달까지도 90달러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원자재가 부담에 제품가 인상이 필요해도 조선·자동차 등 수요산업 역시 침체기를 걷고 있어 가격협상이 3분기까지도 쉽사리 타결되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장기화와 글로벌 경기부진도 철강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형국이다.
이에 포스코는 철강부문 올 3분기 생산·판매량이 전분기보다 늘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성적표가 부진했다.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9.5%, 전분기 대비 8.5%씩 감소한 6625억원에 머물렀다.
그나마 비철강 부문이 호조세를 지속하면서 전사 실적을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최대실적을 냈던 무역 부문 종속기업 포스코인터내셔널이 3분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132.7% 늘어난 142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같은 기간 포스코건설이 11.1%, 포스코에너지가 69.2% 이익이 각각 증가했다.
포스코는 "전분기보다 철강부문의 영업이익이 줄었으나 포스코인터내셔널의 미얀마 가스전 판매 호조, 포스코건설의 플랜트사업 공정률 상승, 포스코에너지의 전력 판매단가 상승 등 글로벌인프라 부문 실적 호조로 9분기 연속 1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4분기 원자재 가격이 점진적 하락세에 접어들었으나 수요산업과의 가격협상이 아직 난항을 겪어 빠른 개선을 기대키는 어려울 전망이다. 여기에 철강업계가 보통 2~3개월 가량 재고를 쌓기 때문에 아직 시장에는 고점을 찍었던 원자재가 투입되는 셈이다. 포스코는 국내 자동차, 건설 등 시장 수요가 전년도보다 감소해 철강경기 회복도 다소 지연될 것으로도 판단했다.
다만 점진적인 글로벌 수요 증진을 기대하고 있다. 회사측은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수요가 부진하지만 중국의 인프라와 부동산 개발, 투자확대, 감세정책 등에 힘입어 전 세계 철강 수요는 완만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