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341억원·순익 적자전환
생산·판매 부진에 외형성장세도 제동
◆…현대제철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2019년 3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현대제철이 3분기 수요 부진과 원재료 가격 급등 등 업황 악화의 직격탄을 맞았다. 약 10년 만에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 미만으로 떨어졌고 순이익도 적자로 돌아섰다. 1년 전에는 통상임금 패소라는 1회성 요인이 반영됐으나 이번에는 영업부진으로 1000억원대의 시장 예상치도 크게 밑돌았다.
29일 공시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조 473억원, 영업이익 341억원, 당기순손실 658억원으로 잠정 집계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6%, 66.6%씩 감소했고 순손실이 지속됐다. 전분기에 비교하면 매출은 9.4%, 영업이익은 85.3% 줄었으며 순이익은 적자전환으로 기록됐다. 이에 영업이익률도 0.7%로 전년 동기보다 1.2%p, 전분기보다 3.5%p 떨어졌다.
이 회사의 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에도 못 미친 것은 현대하이스코와의 합병도 이뤄지기 전인 지난 2009년 1분기 959억원 이후 처음이다. 통상임금 패소 이슈가 발생했던 지난해 3분기에도 102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규모를 유지한 바 있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영업외손실이 전년도보다 400억원 가량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이 1년 만에 다시 적자로 집계됐다. 생산·판매량도 이전보다 부진해 점진적 성장세를 보여왔던 외형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올 3분기 판재·봉형강류 생산량은 515만 4000톤으로 작년보다 1.6%, 판매량은 513만 5000톤으로 같은 기간 4.6% 줄어들었다.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올 1월 톤당 73.9달러 수준이었으나 2월 85.9달러, 3월 85.6달러 등 급등세를 보이다 7월에는 120.6달러로 고점을 찍었다. 8월 들어 90달러대로 낮아지는 형국이 나타났으나 분기별 평균 가격은 3분기가 가장 높았다. 브라질 댐 사고에 따른 광산 가동 중단, 호주 사이클론 등에 따른 철광석 공급 차질이 가장 주된 요인으로 평가된다.
올해 원자재 가격 부담이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지만 수요산업인 자동차·조선 등의 침체기도 길어지면서 가격협상 타결이 3분기까지 이뤄지지 않았고 비수기까지 겹쳐 타격을 크게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제철측은 "판재류 부문에서 철광석 가격이 연초 대비 20% 이상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강판·조선용후판 등 주요 제품에 대한 가격반영이 난항을 겪으면서 부담으로 작용했다"며 "봉형강 부문에서도 건설시황 둔화로 철근·형강 판매가 줄었고 단가도 하락해 매출액과 손익의 부진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상반기부터 중국 자동차 시장 수요 부진에 따른 종속법인 이익 감소 여파가 심화된 영향도 받았다는 것이다.
이 회사는 철강시황 악화가 내년 1~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 이후 점차 반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달 노조 파업으로 인해 4분기에도 실적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원가 절감 글로벌 신규 시장 공략 등을 통해 위기를 타파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3분기에도 원료 배합비 최적화 등 저원가 조업 능력 강화, 설비효율 향상, 경상예산 긴축 운영 등으로 1457억원의 원가절감을 달성했다"면서 "기술 마케팅, 동남아·중남미 신규고객 발굴을 통해 올해 누적 글로벌 자동차강판 판매량 52만 3000톤을 달성해 전년도보다 13% 끌어올렸다"고 밝혔다.
업황 악화에도 미래성장동력 강화를 위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지속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 수소전기차 중장기 생산계획에 맞춰 내년 11월 가동을 목표로 연간 3만대 생산규모 금속분리판 2공정 증설을 추진하고 80㎏급 고연신 소재, 100㎏급 냉연도금재 등 고성능 제품 개발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중국사업의 부진이 심화되고 있고 원자재 가격 상승분에 대한 제품가 반영도 여의치 않아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제품 기술력과 극한의 원가절감으로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