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3301억원, 전분기 대비 34%↓
석유사업, 재고 관련 손실 3000억원 '타격'
◆…SK이노베이션 최근 5년 분기별 영업실적. 2019년 3분기는 잠정실적.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SK이노베이션이 정제마진 회복에도 유가 하락 암초를 만나 상반기의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는데 실패했다. 재고관련 손실이 커지면서 주력 사업이 흔들린 부분이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나마 비정유 부문이 업황 악화에도 전분기보다 개선된 수익성을 보이면서 더 큰 하락을 막아낸 것으로 나타났다.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2조 3725억원, 영업이익 3301억원, 당기순이익 1743억원으로 잠정 집계해 31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17.3%, 영업이익이 60.5%, 순이익이 62.1%씩 줄어든 규모다. 전분기 대비로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5.6%, 33.7% 감소했고 순이익만 3.1% 증가했다.
상반기 정유업계를 뒤흔들었던 정제마진이 7월 들어 손익분기점 위로 올라서 전반적인 개선을 기대케 했으나 3분기 국제유가 하락이 발목을 잡았다.
한국은행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1분기 평균 배럴당 64.9달러에서 2분기 평균 66.7달러, 고점이었던 4월 72.1달러 수준이었으나 3분기 평균 61.0달러, 8~9월 50달러 후반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평균 76달러대를 형성했던 것과도 차이가 크게 났다.
유가하락 영향에 석유사업이 전분기 정제마진 약세에도 재고관련 이익으로 선방했던 것과 달리 3분기에는 1298억원 마진효과에도 3006억원의 재고손실로 이 기간 76.4% 줄어든 659억원의 영업익에 그쳤다.
SK이노베이션은 "글로벌 정유사 정기보수와 국제해사기구(IMO) 2020 황 함량 규제 시행 대비 선제 영향으로 전반적인 석유제품 마진이 2분기보다 개선됐으나 미·중 무역분쟁, 세계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유가 하락세가 나타나 실적 부진의 원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에도 주력인 정유 부문의 부진을 비정유에서 만회했다. 화학사업이 2분기 대비 4.9% 늘어난 1936억원의 영업익을 거뒀고 윤활유사업도 936억원으로 같은 기간 87.7% 이익이 증가했다.
파라자일렌 스프레드가 하락한 상황에서 벤젠과 프로필렌 등의 마진이 확대돼 화학사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윤활유는 유럽 등 고부가 시장 판매 비중이 커지면서 마진이 405억원의 마진효과를 얻었다. 여기에 공격적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배터리사업도 매출은 늘고 재고관련 손실은 감소해 240억원 가량 적자폭을 줄였다.
회사측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비정유 부문 사업들이 각자 제 몫을 해내며 유가변동에 따른 손익 악화를 상쇄했다"고 평가했다.
영업외수지는 다소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전분기 환차손과 지분법손실 등이 확대되면서 약 2400억원 수준이었던 영업외손실이 3분기에는 1600억원 가량 줄어 순이익이 소폭 반등할 수 있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4분기 글로벌 정유업체 정기보수 지속과 IMO2020 시행 대비 경유 수요증가 전망에 따라 정제마진이 더 상승하면 석유사업 중심으로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SK종합화학 의 고부가 패키징 시장 공략, 배터리·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LiBS) 공장 증설 등을 차질 없이 진행해 유가와 마진 등 외생변수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체질개선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