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핵 개발은 1970년대 이후 50여년 넘게 계속해왔고, 2017년 9월까지 6차례의 핵실험을 했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지금도 핵능력 고도화는 계속되고 있다. 그렇지 않다면 이미 대외적으로 공개하면서 핵 능력을 향상시키는 지금은 이전과는 비교되지 않을 빠른 속도로 진전되고 있다. 더 이상 북한 핵무기가 증가되지 않고, 남한에 대한 위협을 소멸시키는 합의가 조속히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북한과 남한-미국 간에는 1953년 이래의 불신이 깊어졌다. 이제 김정은 위원장은 그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룩해놓은 핵무기와 핵능력을 북한의 경제발전과 교환하려고 하고 있다. 그 교환은 북한의 발전과 남한의 안전에 유익해야 한다. 북한에는 방대하고 다양한 핵관련 시설이 있다. 이를 무력화하여 낭비하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으로 분류하여 비용이 수익이 될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을 남-북-미 컨소시엄 국가기관 또는 기업체들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그 방안을 광물자원 투자유치, 핵 관련시설 투자유치 그리고 연구 시설 및 인력의 활용 등 세 가지로 만들어 보고자 한다.
1. 광물자원의 계약 방안
북한에는 다른 천연자원도 많지만 기본적인 핵 물질인 우라늄 매장량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지역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채 매장량의 규모에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평산과 순천 우라늄 매장량과 수익성에 대하여는 모두가 인정하는 바이다. 하지만 북한이 우라늄광산에 대한 외부 기관의 탐사를 받았다는 소식은 없다. 더구나 외부 투자를 받았다는 정보도 나오고 있지 않다.
그러나 다른 광물자원의 사례에 비추어 본다면 우라늄 광산에 대한 참여국이나 컨소시엄 기업의 배타적 소유권이나 지분을 인정하고 고율의 소득세를 부과하는 조광계약 방식은 인정되지 않을 것이다. 대신에 광산을 개발하고 채굴되는 만큼만의 분배권을 인정하는 '생산물 분배 계약' 방식이 될 듯이다. 이 경우 북한의 열악한 전기 사정, 노후화된 채굴 장비를 감안하면 기존에 있던 광산도 거의 새로 개발하는 것만큼의 투자비용이 소요된다고 보아야 한다.
현재 북한에서 지하자원을 채굴하는 중국의 광산업체들은 모두 개발하고 채굴권을 갖지만 소유권은 북한이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는 별도로 서비스 계약이 있다. 이 계약은 선진 기술을 도입하여 기존 탄광의 생산량을 증대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확인 광구에 대하여도 탐사·개발, 생산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북한 당국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지하자원에 대한 배타적 소유권을 선호하는 북한의 지하자원 개발형태를 본다면, 이러한 서비스 계약 또한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서비스계약은 베네수엘라, 페루, 볼리비아 등 중남미 산유국가에서 많이 활용되었다.
2. 핵 관련 시설의 계약 방안
북한지역으로의 투자는 합영, 합작, 단독 투자형태로 구분되고 있다. 합영투자는 북한 기업과 외국 기업이 공동 출자하여 공동경영하고 이익 및 손실도 지분율에 따라 공동으로 분배하는 형태이다. 합작투자는 북한 기업과 외국 기업이 공동 투자하여 이익은 계약에 따라 공동 향유하지만, 경영 및 생산 활동은 북한이 담당하는 형태이다. 단독투자는 외국 투자기업의 단독투자로 경영하며, 이익 및 손실을 단독으로 부담하는 형태이다.
북한이 단독투자를 허용한다는 것은 그만큼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하여 적극적임을 보여주는 단초이다. 1990년대부터 경제개방을 한 중국도 아직 외국인 단독경영을 허락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독투자는 아직 권할 만한 방법은 아니다. 왜냐하면 북한이 시장경제에 적응되지 않은 상태에서 외국인이 현지에서 독자적인 경영을 한다는 것은 경영환경, 정치 환경 그리고 문화 환경에 대한 상당한 갈등과 오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합작투자 또한 바람직하지 않다. 이는 2010년 이전 북한에 대한 남한 기업의 투자가 허용되었을 때 주로 활용되었던 투자방식인데 결국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북한의 기업인들이 경영마인드가 부족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방식을 몰랐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절대 해서는 안 될 방식의 북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합작투자야말로 현재로서는 할 만한 유일한 방식이다. 북한인 단독투자도 허락하는 마당에 중국처럼 49%이하의 외국인 투자를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 합영파트너 30%, 남한 합영파트너 70%도 가능하다.
북한 핵시설로 남-북-미 컨소시엄 투자로 한다면 우라늄정련시설, 농축시설 그리고 재처리 및 폐기물 시설을 들 수 있겠다. 몇 개의 원자로가 있기는 하지만 연구용으로 그 용량이 매우 작아서 활용도는 낮다. 따라서 3개국 컨소시엄은 이런 시설을 인수하되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닌 해당 사업의 북한 내 사업권과 해외 수출권을 확보한 후에 전면적이 재투자를 하는 방식이 유용하다.
3. 연구시설 및 인력 운영
북한의 핵 전문 인력(원자력종사자)에 대한 현황을 살펴보면 이에 대한 구체적인 규모는 잘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대략 총 종사자는 1만 명 이상이며, 자력관련 기술 전문 인력은 7천 명 정도이고 연구 인력은 3천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들 중 대략 300명 정도가 핵개발에 직접 관여 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북한의 원자력 관련 연구와 무기생산 기관으로는 주로 기초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김일성종합대학과 김책공업종합대학 등이 있고, 응용분야는 국가과학원, 물리대학, 영변단지 등에 그리고 무기생산 연구기관으로는 국방과학원이 있다.
이들 기관들로부터 양성된 전문 인력 약 7천여 명 정도이고 연구 인력은 3,000여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소련 등에 유학한 고급인력은 약 300여명 정도로 보고 있다. 이들 핵 전문 인력들은 외부와 완전히 차단된 특정한 지역(비밀 핵기지 및 마을)에서 거주하고 있다고 하는데 일례로 구소련의 경우 1950년부터 핵개발에 전념하기 위해 핵관련 종사자들을 별도의 지역에 모아 집단 거주시설을 건설했는데 이것이 핵도시이며 지금도 10여 개의 비밀도시를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북한도 이를 벤치마킹하여 비밀 핵마을 내지 도시 건설을 추진했다는 것이 2006년 당시 우리 군의 판단이다.
연구시설은 중.단기적 관점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인수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런 인력과 시설에 대한 인수 우선권을 기업에 부여하되, 장기적 관점에서 유지할 가치가 있다고 평가된 시설은 남-북-미 정부에서 컨소시엄으로 공동 운영하는 것이 좋다. 공동운영을 하면서 제3국으로부터 원자력 발전소, 원자력 화물선, 철도용 소형 이동 원자력 발전소 등에 관한 연구 용역을 수주하여 수익성을 높여가는 방안도 고려해봄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