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예결위 종합정책질의서 야당 의원들 질문에 대신 사과
"절제, 정부 인사의 도리...국회 운영 차질 줄 정도는 큰 잘못"
◆…이낙연 국무총리. (사진=더 팩트)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주 국정감사장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게 고함을 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에게 쓴소리를 하면서 대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 총리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서 예결위 간사인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강 수석의 태도에 대한 생각을 묻자 이같이 밝혔다.
지 의원은 "정부의 대표 격인 총리께서 국민께 (강 수석의 태도 논란) 사태에 대해 한 말씀 하고 회의를 시작하는 게 온당하다"며 이 총리 답변을 요구했다.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도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여준 모습에 경악을 금치 않을 수 없다"며 "총리가 사과하고 진행하는 게 맞다"고 거들었다.
이에 이 총리는 "당사자가 이미 깊이 사과한 것으로 알지만, 제 생각을 물으셔서 답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 총리는 "정부에 몸담은 사람이 감정을 절제하지 못하고 국회 파행 원인 중 하나를 제공한 건 온당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또 "정부 사람들이 국회에 와서 임하다 보면 때론 답답할 때, 화날 때도 있겠죠"라며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게 정부에 몸담은 사람의 도리이고, 더구나 국회 운영에 차질을 줄 정도가 됐다는 건 큰 잘못이었다"고 말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의 태도에 대한 질책성 발언으로 풀이된다.
앞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1일 운영위 청와대 국감에서 '북한의 잇따른 무력시위 속에서도 청와대는 우리 안보가 튼튼하다고 강조한다'는 취지의 지적을 하며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설전을 벌였다.
나 원내대표가 "어거지로 우기지 마시라"고 하자, 정 실장 뒷자리에 배석한 강 수석이 갑자기 일어나 "아니 답변을 요구해 놓고 우기지 말라가 뭐냐"고 끼어들었다.
강 수석은 나 원내대표를 향해 삿대질하고 고함을 치며 "우기지 말라니가 뭐냐고", "내가 증인이야", "똑바로 하시라"라고 말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강 수석은 지난 6일 국회를 찾아 "그날 정 실장과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불쑥 끼어든 건 백번 제가 잘못한 것"이라며 사과했다. 다만 "국회의 회의 진행 방식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문제"라며 "저는 그날 충분히 사과했다"고 말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