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도 계속 전쟁위기설 유포되고 말폭탄 오고갈 것"
"최상의 시나리오는 비건과 최선희가 빨리 만나 잘 해결하는 것"
"크리스마스 선물은 인공위성 핑계로 ICBM 발사 가능성 높아"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3일 북미간 대치 상황에 대해 "향후 강대강으로 계속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금 우리 고민"이라고 밝혔다.(사진=김현정 뉴스쇼 캡처)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13일 현재 북미간 대치 상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내년 대선에 결정적으로 불리한 일이 되기 때문에 강대강(强對强)으로 계속 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지금 우리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정 부의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대담에서 "북한이 조급한 나머지 벼랑 끝 전술을 쓰는 것까지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거기에 굴복하는 식으로 입장을 바꾸면 결국 트럼프가 김정은에 굴복하는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그렇게 되면 내년에도 계속 '전쟁 위기설'이 유포되고, '말폭탄'은 오고갈 거고 그 중간에 끼어 있는 우리 국민들만 불안하게 돼 있다"고 우려했다.
정 부의장은 또 "제가 북핵 문제가 터진 이후 93년도에 청와대에서 일을 하면서 미북간에 밀고 당기는 것을 좀 더 상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었다"며 "미국의 대북 정책 또는 북핵 정책의 출발은 '북한이 하는 행동은 나쁜 행동(bad behavior)이다. 따라서 그건 제재와 압박으로 풀어야지 달래가지고는 안 된다' 하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항상 정의의 수호자, 평화의 수호자이고 나머지 조그마한 국가들이 미국에 대드는 것은 그건 소위 크라임(crime·죄악)에 해당하기 때문에 벌을 줬으면 줬지 보상을 줘서는 안 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반면에, 북한은 자기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극한적인 벼랑 끝 전술을 써서 상대방의 입장 변화를 끌어내야만 되고 극한적인 벼랑 끝 전술을 쓰면 결국 큰 나라도 통하더라 하는 그런 생각들을 하죠"라며 "그게 접점을 만들기 어렵게 만드는 기본 원인"이라고 부연설명했다.
정 부의장은 나아가 "제일 좋은 시나리오는 스티븐 비건이 일요일 들어와서 월요일이나 화요일쯤 판문점에서 북측 최선희 (제1)부상 정도를 만나 얘기가 잘돼서 그러니까 미국이 이러이러한 식의 태도 변화를 좀 보여준다면 우리도 거기에 상응하는, 북한 입장에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크리스마스 때 인공위성이라고 핑계를 대고 미사일을 쏘는 것을 방지할 수 있을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답답하니까 스티븐 비건이 직접 와서 북한더러 판문점까지 내려와서 만나자 하는 메시지를 보낼 텐데 그게 통하면 좋은 거고, 최선희 부상이 내려오면 최악의 경우는 피하는 거라고 본다"면서 "그런데 묵묵부답으로 안 나오면 크리스마스 때 일을 저지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지금 객관적으로 누가 봐도 미국이 태도를 바꿨다라는 것이 입증될 수 있는 정도의 변화가 없으면 북한도 결심을 바꿀 수 없는 것이 (김정은이) 지난 10월 15일 백두산 갔다 온 것에 비해서 12월 초에 어마어마한 사람들, 특히 군 장성들을 데리고 백두산에 올라가서 상당히 오랫동안 여러 군데 백두 밀령을 돌아보고 특히 모닥불 피우고 불 쬐고(한 것이다), 그리고 김정은 옆에 리설주가 앉아 있는 것은 항일 빨치산 투쟁할 때 김일성 옆에 김정숙이 있던 포즈하고 똑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크리스마스 선물을 보낸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 같냐'는 진행자의 물음엔 "새로운 길을 가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로운 길'에 대해선 "다섯 번 정도 실험을 하고 나면 대개 핵폭탄 만드는 기술은 확보했기 때문에 핵 실험을 다시 할 필요는 없을 거"라며 "그 기술을 토대로 해서 핵폭탄을 양산하면 되는 거고, 그다음에 핵 활동 재개했다 공표하고 장거리탄도미사일(ICBM)을 계속 쏘지는 않겠지만 중단거리 미사일 같은 것을 계속 쏘아대면서 필요하면 우리는 ICBM 또 쏠 수 있다는 식의 행동을 보일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아울러 "그건 군사적인 행동이고,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를 밀접하게 하면서 미국의 UN을 앞세운 대북 제재가 소위 무력화되도록 하는 식의 외교를 동시에 전개하리라고 본다"면서 "그게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라고 본다. 내부적으로는 아주 궁핍을 견디면서..."라고 말했다.
정 부의장은 이와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벌어지게 된다면 그동안의 북미 대화가 일장춘몽처럼 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도 일말의 기대는 미국의 국내 정치 상황 변화가 오면 트럼프 대통령이 소위 국면 전환용 또는 정면 돌파 차원에서 북핵 문제를 둘러싼 대북 정책의 급진적인 전환을 시도하면서 표심을 끌어들이려고 할 수 있는 변수 그거 하나라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