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말 시한' 맞춰 도발 수위 높이겠지만 효과 얻기 힘들 것"
"北 짧은 탄핵기간 보다는 트럼프 재선 여부에 더 집중해야 할 것"
◆…미국내 전문가들은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탄핵소추에 들어간 상황에서 대북 정책에 대해 관여할 여력이 없어 북한으로서도 짧은 탄핵기간보다는 트럼프 재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6월말 판문점에서 만난 남북미 정상(청와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3번째로 탄핵 소추에 들어간 상황에서 대북 정책에 관여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왔다.
〈미국의소리(VOA)〉방송은 19일 미국내 전문가들의 발언을 인용해, 북한이 미국의 셈법 변화를 압박하기 위해 도발 수위를 높일 수는 있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탄핵 기간 중에는 대북정책에 대한 관심과 운신의 폭이 제한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에 셈법 변화를 요구한 '연말 시한'에 맞춰 도발 수위를 고조시키고 있지만, 탄핵 기간 중에는 기대하는 효과를 얻기가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은 "북한이 미국 정치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이 진행되는 동안 양보를 하기가 훨씬 더 어렵다는 점을 알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등 위협으로 탄핵 국면에 처한 대통령의 입지를 어렵게 해 타협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계산하고 있다면, 이는 미국의 정치에 대한 몰이해(沒理解)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2020년과 2021년까지 자제하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며 "북한이 내년 초에 부결이 확실시 되는 짧은 탄핵기간 보다는 대통령의 재선 여부에 더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이후에는 야당 뿐 아니라 여당의 비판도 견뎌낼 여력이 있기 때문에 평양 방문을 통한 비핵화 선언 등 훨씬 더 큰 자유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고 VOA는 전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절차가 대북 관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며 "대통령이 탄핵 소추됐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고, 여전히 강력한 힘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북한이 탄핵 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셈법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핵 실험 등 미 본토 위협을 감행할 경우, 당초 의도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베넷 선임연구원은 반면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에 제시한 연말 시한이 빈말이 아니라는 점을 외부 뿐 아니라 북한 내부에도 과시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어떤 형태로든 경고 신호를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VOA는 트럼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간) 권력 남용과 의회 방해 혐의로 미국 하원 전체 표결을 통해 탄핵 소추됐고, 내년 초 탄핵 심판권한을 갖고 있는 상원 표결에 따라 확정 여부가 결정된다고 전했다. 그러나 상원에서 탄핵이 이뤄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