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중 정상회담, 김정은 셈법에 추가됐을 수도'
'北미사일 발사 등 도발 외에 사이버 공격 가능성도 배제해선 안돼'
'새해 초부터 도발 수위 높인 뒤, 중하반기에 장거리미사일 도발'
'미국의 소극적 대응, 새로운 북한 도발 표준 정립한 것' 지적도
미국의 전문가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말 시한'을 앞두고 미국의 반응을 관망하면서 연말과 내년 초에 취할 행동에 대해 계속 고심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27일 보도했다.
VOA는 이날 빈센트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 등 북한 사정에 정통한 전문가들을 발언을 인용, 김 위원장이 현재 여러 가지 변수를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브룩스 전 한미연합사령관은 26일(현지시간) "김정은 위원장의 내년 방침에 대한 계산이 아직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며 "내년에 추진할 다양한 선택지에 대해 여전히 고심 중이며, 연말까지 남은 기간 동안 최종 결론을 내리려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특히 최근 열린 한일중 정상회담이 김 위원장의 셈법에 새롭게 추가됐을 수 있다"며 "세 나라의 삼각 공조를 내년에 취할 행동의 변수로 상정하고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나아가 "북한이 미사일 발사 등 도발에 나설 수 있지만, 사이버 공격 등의 가능성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브룩스 전 사령관은 또한 "한미 당국이 더 이상 연합훈련을 대북 협상의 도구로 사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며 "북한을 의도적으로 자극하지 않으면서 내년 연합훈련을 재개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인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김 위원장이 내년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중단 결정의 조건부 철회를 발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또 "미국과의 대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면서도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향후 도발과 대화에 대한 조건부 태도를 취하면서 대미 압박을 계속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라고 VOA는 전했다.
브루스 베넷 랜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선택지에 대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인공위성 발사보다는 일본을 넘어가는 중거리 미사일이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SLBM)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그는 "새해 초부터 점차 도발 수위를 높인 뒤,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자극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도발은 내년 중·하반기에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 선임연구원은 이 같은 점증적 도발 행동을 '회색지대에서의 최대 도발(maximum gray area provocation)'로 규정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올 들어 북한이 13차례 감행한 미사일 도발에 대한 미국의 소극적 대응이 새로운 북한의 도발 표준을 정립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하지 않는 선에서 도발 수위를 높이는 방안을 강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