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으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1%포인트 이상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 특성상 일본이나 독일에 비해 부정적 영향은 더 크다는 관측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선 우리 정부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발표한 '확산되는 세계무역 질서의 불확실성과 한국의 정책 대응'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 합의에 더해 지난 2018년 12월 발표한 관세 조치를 추가 실행된다면 한국의 GDP 성장률이 0.122%포인트 떨어진다. 이 때 총수출 증가율은 0.377%포인트 내려간다.
특히 전자 산업과 화학 산업에서 생산과 총수출이 각각 0.3~0.5%포인트, 0.4~0.7%포인트 정도 감소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대미 수출은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제조업 대부분에서 오히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수출 비중은 2018년 기준 44%로 일본(18%)보다 월등히 높다. 총수출 대비 대(對)중국 수출 비중(27%)으로 보더라도 일본(20%), 독일(7%)보다도 높았다. 보고서는 "한국은 수출구조의 특성상 독일이나 일본에 비해 미중 무역갈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한국과 동일한 가정을 뒀을 때 독일의 경우 GDP 성장률이 0.021%포인트, 총수출 증가율은 0.062%포인트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각각 0.030%포인트, 0.229%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됐다.
송 연구위원은 "한국 수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수출국과 수출품의 높은 집중도로 중국 등 일부 수출국의 경제 변동성에 취약하다는 점"이라며 "중국 의존도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CPTPP 가입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약화되는 WTO 체제와 글로벌 가치사슬에 대응하기 위해 소재·부품 산업정책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소재산업의 중소시업 생산성을 증진시킬 방안이라든지, R&D 관리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 등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