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관련 후폭풍 거세...정부여권 실언이 촉매제 된 듯
"비상시국에 국민갈등 안돼...지도층 언행 진중해야" 지적도 나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문재인 대통령 탄핵' 청원과 '문대통령 응원' 청원이 나란히 올라와 대조를 보였다. (27일 게시판 캡처)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문재인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청원글이 지난 4일 한 청원인을 통해 올라온 후 27일 오전 10시 기준 96만명을 돌파하는 등 동참 확대 가능성이 커 청와대는 물론 정부여당을 초긴장시키고 있다.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야 하는 국민청원에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청원'이 삽시간에 100만에 육박하는 동참 여론이 나왔다는 점은 그만큼 현 정권에 대한 민심이반이 심상치 않다는 반증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청원은 게시판에 게재된 후 별다른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그러나 '대구경북 최대한 봉쇄' '코로나 확산의 주요인은 중국을 방문한 한국인' 등 정부여당 고위인사의 실언이 나온 25일을 기점으로 동의 여론이 급속히 증가했다.
지난 4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문재인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한다'는 글을 올린 청원인은 "이번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사태에 있어 문재인 대통령의 대처를 보면 볼수록,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아닌 중국의 대통령을 보는 듯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국내에서는 마스크가 가격이 10배 이상 폭등하고 품절상태가 지속되어 마스크 품귀현상으로 국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도 어려운 데 대통령은 300만개의 마스크를 중국에 지원하였으며, 마스크 가격 폭등에 대한 어떠한 조치도 내어놓고 있지 않다"며 탄핵 사유를 밝혔다.
그는 또한 "전세계적으로 총 62개국이 중국인 입국금지, 중국 경유한 외국인에 대한 입국 금지 등 강력한 제재조치를 행했음에도 정부는 국제법을 운운하다가 전세계 수많은 나라들이 입국금지 조치를 내어놓자 이제서야 눈치보며 내놓은 대책이라는 것이 '후베이성을 2주내 방문한 외국인 4일부터 입국 전면 금지'라는 대책이라니!"라며 "도대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중국 전역이 아니요 이미 봉쇄, 폐쇄중인 후베이성을 방문한 외국인 입국금지라니, 중국 전역에서 환자가 나오고 있는 이 시점에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미 우한지역 봉쇄 직전 빠져나간 중국인이 500만명이 넘는데, 이미 봉쇄한 후베이성을 방문한 외국인에 대한 제한만 둔다면, 그 외의 지역에 있는 모든 중국인들에게는 계속 한국을 드나들 수 있도록 허락하고 자유로이 개방한 것과 마찬가지입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내 확진자가 늘어가고, 확진자가 하나도 없는 뉴질랜드에서조차 강력한 입국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는 허울뿐인 입국금지 대책만 내어놓고 실질적인 대책을 전혀 내어놓지 않고 있다"며 "더이상은 지켜만 볼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을 우리나라 대통령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 탄핵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 응원 청원 (27일 게시판 캡처)
반면, 이 청원에 반대 성격을 띄는 청원도 연이어 올라와 관심을 끌고 있다.
26일 한 친문 지지자는 '문재인 대통령님을 응원합니다'라는 맞불 청원을 올렸다. 이 청원은 불과 하루만인 27일 오전 10시 기준 43만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청원자는 "코로나 바이러스19로 인해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힘든 시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건강을 위해 대통령님을 비롯한 대한민국 정부 각 부처의 모든 분들이 밤낮 없이 바이러스 퇴치에 온갖 힘을 쏟고 계십니다"라고 응원 메시지를 담았다.
그는 이어 "하지만 신천지라는 생각치도 못한 사이비 종교의 무분별한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코로나19 청정지역이었던 대한민국인 단 일주일 사이 급속도로 확진자들이 불어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국민들 모두 힘들어 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부의 협조 요청에도 묵묵부담을 일삼고 있는 사이비 종교 신천지"라며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대통령님은 밤낮없이 오직 국민들의 안전을 위해 노력 하고 계시며, 신천지 바이러스의 근원지가 되어 버린 대구와 경북지역을 위해 무척이나 애쓰시고 계십니다"라고 문 대통령을 응원했다.
그러면서 그는 "수많은 가짜뉴스가 대통령님 및 질병관리본부 그리고 대한민국 각 부처를 힘들게 하고 있지만 수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은 '문재인 대통령'님을 믿고 응원하고 있다"며 "이 어려운 시기는 대통령님과 함께 반드시 이겨낼 것이며,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는 정부에 대한 신뢰로 함께 극복해나갈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라고 주장했다.
대한민국이 또다시 대통령 탄핵 문제를 두고 두 진영으로 나눠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의하면, 코로나19 사태가 가까운 시일내 진정될 상황이 아닐 수도 있다. 이런 초비상 상황에서 국민들이 혼연일체가 되지 못하고 갈등이 야기되어선 안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조세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어려운 상황일수록 정부는 물론 정치권이 혼연일체가 되어 타개해 나가야 한다"면서 "정치지도자는 물론 사회 지도층 인사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갈등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언행에 진중함을 갖추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대통령 탄핵 청원 (27일 게시판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