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일반인은 마스크 필요 없어…손 잘 씻길 당부
처방전 있는 환자와 고위험군만 약국에서 구할 수 있어
장재연 교수, 일반인은 '면마스크'만으로도 충분
◆…코로나19 일선 현장 찾은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사진 연합뉴스) 한국과 달리 프랑스에선 아무도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다.
'처방전'이 있는 환자와 노약자, 임신부만 약국에서 마스크를 살 수 있도록 규제하고 있는 프랑스는 지난 4일(현지시간) 마스크 '1,000만장'을 프랑스 전역에서 '징발'했다. 이유는 일반인의 마스크 구매를 막아, 꼭 필요한 사람들이 마스크를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프랑스 정부 관계자는 "일반인은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 다만 확산 방지를 위해 악수나 포옹을 자제하고 손을 자주 씻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일일 공급량이 '1000만장'이 넘는데도 마스크 대란을 겪고 있다.
프랑스에 비춰보면, 우리의 '마스크 대란'은 지나쳐 보인다. 한국인은 다른 나라 사람들에 비해 지나치게 마스크에 집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 일반인에게 정말 필요 한가? 오남용인가? |
◆…정관용의 시사자키에 출연한 아주대학교 장재연 명예교수 (사진 CBS)
지난 6일 CBS 정관용의 시사자키에 아주대학교 장재연 명예교수가 출연해 이번 마스크 대란에 대해 이야기 했다.
정관용씨는 "일반인이 마스크를 쓰면 정말 바이러스로 자신을 지킬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했다.
장재연 교수는 “비말(침과 콧물)이 다른 사람에게 안 가게 하는 게 목적이라면, '의료용'을 쓸 필요 없다. 기침하는 분들이라 하더라도 비말만 남에게 튀지 않으면 되니까 '면마스크'도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실제론 손을 통해 감염되거나 마스크를 벗고 환자하고 대화를 하거나 음식을 같이 먹을 때 걸리는 거지, 공기로 감염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환자 10만명을 추적해보니 공기 감염이 아니었다. (감염은) 아주 밀폐된 공간에서 그것도 공기보다는 (비말) 접촉에 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마스크를 씀으로써 바이러스가 더 오래 생존하게 하며, 사용한 마스크를 제대로 폐기하지 않으면 되려 다른 감염을 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바이러스는 건조된 상태에서 금방 사멸할 수 있는데, 마스크를 써 촉촉하게 만들면 오히려 (바이러스를) 오래 생존하게 한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 전문가들은 마스크 자체가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폐기물'이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잘 벗고 잘 처리하고 있지 않다.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다른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폐기물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관용씨는 "청취자분들이 교수님 말이 맞는 것 같은데, 나는 불안해서 조금이라도 도움되면 할래 하는 분들에게 어떤 말씀을 하시겠어요"라고 질문했다.
장 교수는 "그런 것 때문에 '사회 위기'가 오는 것. 지금 위기는 코로나19 때문에 생긴 위기가 아니라 우리가 이성적으로 대응하지 못해 생긴 사회 혼란이며 이것이 더 큰 문제를 일으킨다"고 평했다.
그는 이어 "이런 위기를 만들지 말라고 세계보건기구가 정리해서 일반인들이 마스크를 쓰는게 좋지 않다고 밝혔다. 그런데 지방정부나 일부 전문가들이 마스크를 안쓰면 큰일 날 것처럼 국민에게 겁을 줬다"고 비판했다.
| 섬세하지 못한 정부의 메시지 |
◆…시민들이 마스크를 사고자 약국 앞에 줄을 길게 서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안종주 한국사회정책연구원 사회안전소통센터장은 한겨레 인터뷰에서 이번 대란의 '근본원인'을 공급부족이나 사재기가 아닌 정부의 섬세하지 못한 '위험소통'이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안종주 센터장은 "마스크 두세 개 사려고 3~4시간씩 줄을 선 광경은 사진으로도 본적 없다. 전세계 감염병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마스크 대란은 변명의 여지 없이 정부가 위험소통에 실패한 사례"라고 평했다.
그는 이어 "위험소통에선 '최대한 디테일(구체적)'하게 대응요령을 전달해야 할 때가 있는데 (정부가) 그 디테일을 놓쳐 대란을 자초했다"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보건당국이 가장 강조했던 것은 '마스크 쓰기'였다. 그러나 여기엔 누가 언제 써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담고 있지 않아, 국민 모두가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인식하게 만들었다. 이에 비해 프랑스는 대상과 구매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해 사회적 혼란과 마스크 부족사태를 막고 있다.
그는 "마스크 부족 사태는 단지 마스크 문제가 아니다. 확진자나 유증상자 이외에 전 국민이 실생활에서 마스크 부족을 체감한다. 시민들이 이 작은 것 하나 해결 못하나?라는 의구심을 갖게 되고 정부의 위기관리에 대한 총체적 불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