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 물량, 숏 커버링 시 주가 상승 가능성
공매도 규제로 프로그램매매 전략에도 수정 불가피
◆…자료=한국거래소
뉴욕 증시는 13일(현지시간) 전세계가 본격적인 경기 부양책을 도입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큰폭으로 상승했습니다.
다우존스 지수는 이날 전거래일보다 9.36%(1985.00포인트) 폭등한 2만3185.62에 장을 마쳤습니다. 나스닥 지수도 9.35%(673.07포인트) 급상승한 7874.88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다우존스와 나스닥 지수의 상승 폭은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어서 투자심리가 급속도로 회복되는 전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우 지수와 나스닥 지수의 폭등은 오는 16일 열릴 국내 증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코스피 지수는 13일 177.44로 마감되며 연초인 1월 2일의 2175.17에 비해 18.56% 빠져 있는 상태입니다. 코스닥 지수도 13일 524.00을 기록하며 연초인 1월 2일의 674.02보다 22.26% 하락했습니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연초 대비 20% 안팎 하락한 상황에서 반등심리가 작용하면서 경기 부양 기대감으로 상승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최근 5일간 투자주체별 매매동향을 보면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순매도 행진을 계속했고 총 5조427억원 규모에 달합니다. 외국인은 지난달 24일부터 매도 우위의 전략을 구사해 왔습니다.
개인은 이 기간동안 꾸준히 사들였고 3조6651억원을 순매입 했습니다. 기관은 매입과 매도 포지션을 수시로 바꿨고 총 5848억원을 순매입 했습니다.
외국인의 연이은 주식 매도로 주식시장의 피로감이 더해진 가운데 다우 지수와 나스닥 지수의 폭등은 외국인의 투자전략 변경을 가져올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16일부터 실시되는 공매도 금지로 인해 외국인의 매매 전략을 큰 폭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화면캡처=키움증권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꾸준하게 주식을 팔면서 한편으론 선물을 매수하는 프로그램매매 전략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13일의 프로그램매매 동향을 보면 이같은 외국인의 전략이 엿보입니다.
외국인은 13일 프로그램매매의 차익거래로 207억원을 사들였고 비차익거래로 4907억원을 팔면서 4700억원의 순매도 전략을 사용했습니다.
외국인은 이날 1조1629억원 어치의 주식(현물)을 코스피 시장에서 팔았는데 프로그램매매의 매도 물량도 일부 포함됩니다.
반면 외국인은 이날 선물시장에서 6132억원 상당을 순매수했습니다. 주식 시장에서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프로그램매매의 전략이 드러나보이는 대목입니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현물을 팔면 코스피200 지수가 떨어지게 되고 코스피200 지수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기 때문에 선물을 사는 프로그램매매가 계속해서 발생될 수 있는 구조로 됩니다.
이때 선물의 가격과 현물의 가격 차이인 베이시스를 이용해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의 전략으로 현물 매도를 더 강화시킬 수 있기도 합니다.
프로그램매매가 본격적으로 발동되면 주식 낙폭을 더욱 키우거나 반대로 급격한 상승을 가져오는 결과를 낳습니다.
미국의 1987년 블랙 먼데이는 프로그램매매에 의해 낙폭이 과다되는 현상이 빚어졌고 세계 각국이 프로그램매매에 대한 규제조치를 취하는 계기가 된 바 있습니다.
금융당국이 오는 16일부터 공매도를 제한키로 한 것은 프로그램매매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현물과 선물을 이용한 프로그램매매 전략을 구사하려면 충분한 주식 물량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공매도가 가능할 때에는 현물에 대한 걱정이 없지만 공매도가 규제되는 상황에서는 현물을 팔고 선물을 사는 프로그램 매도차익거래가 어렵게 됩니다.
반대의 상황인 현물을 사고 선물을 파는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에서는 주가가 급격하게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주가가 오르면 코스피200 선물이 오르고 고평가된 코스피200 선물을 팔고 현물인 주식을 사면서 주가가 오르는 구조로 됩니다.
금융당국의 공매도 제한으로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가 늘어나게 되면 주가 상승으로 공매도 물량에 대한 숏 커버링이 불가피해지고 프로그램매매로 또다시 주가가 오르는 선순환의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