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북한 전문가들 "中의 북한에 대한 근본 셈법은 변함 없을 것"
"코로나, 북-중 정치적 관계 영향 없어...대북협력 약속 잠시 주춤"
"中, 마스크 등 코로나 대응 지원 집중,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채택도 촉구"
◆…북한 신의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방역을 위해 화물열차에 소독액을 뿌리는 모습을 이달 4일 북한 관영 매체가 공개했다 (사진=VOA 캡처, 조선중앙통신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로 예기치 못한 복병을 만나 북·중 국경이 봉쇄되는 등 북한과 중국 간 협력이 불투명해졌다. 하지만 중국의 북한에 대한 근본 셈법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을 선언하면서 이뤄진 중국과의 관계 강화는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중국이 인도적 차원의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14일 보도했다.
VOA 보도에 따르면, 북·미 비핵화 협상이 장기간 교착 상태인 상황에서 북·중 간 협력이 올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자 북한이 일단 국경부터 차단했다.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코로나 여파가 '북한 안정 유지와 북·중 관계 발전'이라는 중국의 근본적인 대북 전략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보니 글레이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고문은 13일(현지시간) VOA에 "중국 정부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이 북한 내 잠재적 불안정을 초래할 가능성을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중국은 자국 내 코로나 상황이 통제됐다고 판단할 경우 북한의 코로나 대응 지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쑨 스팀슨센터 중국담당 국장도 "코로나가 북한과 중국의 정치적 관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대북 지원 등 양국 간 협력 약속도 잠시 주춤할 뿐 유효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그러면서 "비핵화 협상 결렬의 책임이 북한이 아닌 미국에 있다는 게 중국 측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견고한 북·중 관계 유지'라는 중국의 전략적 목표는 미·북, 남·북 관계 변화를 고려한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 "지난 2018년 미·북, 남북 정상회담 등으로 '화해 국면'이 조성되면서 중국도 북한과의 관계 회복에 적극 나섰고, 이것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북을 통해 '문서화된 약속'"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코로나 국면'에서 북한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중국의 대북 관광 확대는 당분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공통된 견해로, 특히 북한을 통한 바이러스 재유입을 중국 당국이 경계할 것이라는 관측도 내놓았다.
중국은 북한에 대해 마스크와 진료 장비 등 코로나 대응 지원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보리에 '대북 제재 완화' 결의안 채택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로 인해 인도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임을 내세워, 특히 해산물 등 금수 조치와 북한 해외노동자에 대한 규제를 해제해 북한 지도부로 자금이 유입되도록 지원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미국이 코로나 등 인도주의 지원에 한해서만 중국, 러시아와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핵·미사일 개발에 따른 경제와 무역, 금융 부문에서의 미국의 대북 제재는 계속 유지될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현 상황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중국이 미국과 협력할지에 대해선 부정적 견해가 많았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셈법이 자신에게 주어지는 보상이 분명할 때만 미국과 협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은 장기적 관점에서 미·중 관계가 부정적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인식하며, 북한이 가능한 한 오래 자신들의 '전략적 지렛대'로 남기를 원하기 때문다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북한 문제에 대한 미·중 협력이 큰 진전을 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초반과 달리 지금은 중국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북한과 협상을 통해 문제를 다루기 원하고 있기 때문인 점이라고 본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순위는 미국산 제품 수입을 확대하기로 한 1단계 무역 합의에 대한 중국의 이행 여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VOA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