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민 청년대변인 "최질 극히 나쁘고, 범죄수법 추악해 공개해야"
"영상 본 26만명도 공범, 철저한 수사 통해 합당한 처벌 이뤄져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22일 오후 현재 200만명 동의 돌파해
신상 공개되면...성폭력처벌범으로 최초 사례
더불어민주당은 22일 미성년자들을 협박해 성(性)착취물 동영상을 제작해 메신저 텔레그램에 유포한 '박사방'(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조모씨에 대해 죄질이 극히 나쁘고 범죄 수법이 추악한 점을 고려해 신상이 공개되어야한다고 촉구했다.
박성민 민주당 청년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텔레그램 성착취 사건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들끓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청년대변인은 이어 "피해자들 중에는 미성년자도 포함됐다는 충격적인 사실도 밝혀졌다"면서 "함께 영상을 본 26만 명 역시도 공범이기에 철저한 수사를 통해 합당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최근 '박사방'의 실체인 조모씨와 일당 13명을 검거해, 이들에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성폭력처벌법)을 비롯해 아동청소년성보호법, 강제추행, 협박, 강요, 사기 및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적용했다.
이들은 미성년자가 포함된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 동영상을 만든 뒤, 약 26만 명에게 유료로 동시접속 서비스를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청년위원장은 그러면서 "민주당은 이번 총선 공약으로 디지털 성폭력 범죄 근절을 위해 성착취 영상물의 구매자와 소지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고,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 운영 지원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며 "우리 사회에서 성범죄가 근절되고 피해자가 제대로 보호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날 오후 현재 '박사방' 운영자 조모씨는 물론이고 해당 방 가입자(약 25만명) 전원의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는 청원에 동의한 국민이 200만명을 넘어섰다.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텔레그램 n번방 용의자 신상공개 및 포토라인 세워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린 청원인은 "타인의 수치심과 어린 학생들을 지옥으로 몰아넣은 가해자를 포토라인에 세워주세요. 절대로 모자나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지 말아주십시오"라며 신상 공개를 촉구했다.
청원인은 이어 "동시접속 25만명에 어린학생의 성기에 애벌레를 집어넣는 걸 150만원이나 주고 관전하는 대한민국 남자들의 삐뚤어진 성관념에 경종을 울려주십시오"라며 접속자 전원에 대해서도 동일한 신원공개를 요구했다.
청원인은 "피해자를 겁박하여 가족 앞에서 유사성행위를 하고, 이게 악마가 아니면 뭐가 악마인가요? 반드시 포토라인에 세워야 합니다. 맨 얼굴 그대로! 타인의 수치심을 가벼이 여기는 자에게 인권이란 단어는 사치입니다"라며 "언제까지 두고 보시려고 하십니까? 이런 나라에서 딸자식을 키우라는 건 말이 안됩니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신상공개 제도는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8조의2, 피의자의 얼굴 등 공개)에 따라 해당 기준 충족 시 피의자의 얼굴 등 신상을 공개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2009년 강호순 연쇄살인사건 이후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이듬해인 2010년 4월 해당 규정이 처음 신설됐다.
이후 초등학생을 납치해 성폭행한 김수철이 최초로 신상 공개됐고, 2012년 4월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범 오원춘과 2018년 8월 노래방 손님 살해후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구속된 변경석, 2018년 10월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성수 등의 신상이 공개됐다.
최근에는 전 남편 살해 혐의를 받는 고유정, 한강 몸통 시신 사건의 피의자 장대호 등 강력사건 피의자 총 36명의 신상이 공개됐다.
특례법은 피의자 신상을 공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로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피해가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 사건인 경우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경우 ▲국민의 알 권리 보장 및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 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피의자가 청소년보호법상 청소년에 해당하지 않을 경우 등 4가지 기준을 들고 있다.
다만 공개할 때에는 피의자의 인권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하고, 이를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명시하고 있다.
신상정보 공개의 타당성 여부는 경찰이 아닌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총 7명의 신상정보공개 심의위원회의 판단에 따라 결정된다.
지금까지 신상이 공개된 사례로 볼 때, 조씨의 얼굴 공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연쇄살인 또는 엽기적인 범행으로 강력범처벌법이 적용된 사건의 피의자들만 신상정보가 공개돼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씨의 경우 성폭력처벌법만 적용된 상태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조씨의 범행상 잔혹성을 고려하면 신상공개가 불가능한 게 아니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만약 이번에 조씨의 신상이 공개되면 성폭력처벌법 혐의로는 첫 사례가 된다.
정치권에서는 대구에서 의료봉사를 하고 돌아와 자가 격리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처음으로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의료 봉사후 자가격리 중인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2일 유튜브에서 'n번방' 사건을 언급했다. 사진은 지난 19일 국민의당사에 모인 취재진과 화상 기자간담회를 하는 안 대표 (사진=더팩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