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이고 급작스런 봉쇄, 시민들 준비할 시간 없어
트럭기반 물류시스템에 한계 와, 생필품 배송 지체 중
14억 인구를 검사할 검사시설이 고작 '160개' 뿐
다른 대안없이 '전국 봉쇄'만이 해결책
◆…지난 26일, 고객들이 뭄바이에 있는 상점에 들어가려고 기다리고 있다. 사람들이 서로 가까이 서있지 못하도록 바닥에 흰 선을 그려 놓았다. (사진 연합뉴스)
인도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지난 25일부터 21일 동안, 14억명이 사는 인도 전역을 봉쇄하기로 극단적 결정을 했다. 인도 경제와 공급망이 멈춰 식량과 필수품이 부족해지고 있다고 니케이 아시안 리뷰가 오늘(30일) 보도했다.
모디 총리는 24일(현지시간) 방송에 나와 "사회적 거리 두기 만이 바이러스를 억제 시킬 수 있다.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을 철저히 금할 것"이라고 밝히면서도 "극심한 공포를 느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전례 없던 조치로 인해, 필수 부분인 식료품, 의약품, 통신, 공공 시설, 금융 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부분이 강제로 폐쇄됐다. 모디 총리는 도시가 봉쇄된 상태에서도 생필품을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준비할 시간없이 이루어진 봉쇄조치로 인해 시민들이 필요한 생필품을 구하고자 도시 곳곳을 헤매고 있다.
지난 금요일, 뭄바이에 있는 수퍼마켓에 쇼핑 온 한 시민은 "내가 이미 도착했을 땐 선반이 모두 비어있었다"고 불평했다. 많은 상점들이 매장 내 고객 수를 제한하기 위해 번호표를 나눠주고 있다. 또한 고객이 서로 가까이 서 있지 못하도록 바닥에 선을 그어 놨다.
손 소독제와 만성 질환 치료제의 공급이 지연되고 있어 납품 예정일 보다 이틀에서 사흘 늦어지고 있다고 한다.
최근 실시된 여론 조사에서 인도인 중 43%가 오프라인 상점에서 물품을 구입하지 못했으며, 61%는 온라인 상점에서도 물품을 구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봉쇄가 시작된 뒤, 두 배나 높아 진 것.
HSBC 수석 경제학자 프란줄 바다리는 "트럭에 기반한 인도의 공급망에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봉쇄가 심각한 경제적 손실을 일으키는 '극단적인 조치'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모리 총리는 강행할 예정인데, 이는 인도가 팬데믹에 (다른 방법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인도는 인구 1,000명당 0.8명의 의사가 있는 반면, 독일 4.3명, 이탈리아 4명, 일본 2.4명, 한국 2.3명이다. 1인당 의료비는 209달러로 한국의 7% 수준으로 낮은 편.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같은 남아시아 나라들은 고급 의료를 제공하는 병원이 몇 곳 없고 바이러스를 검사할 시설도 부족하다.
인도 의학연구회에 따르면, 인도 전역에 '검사시설'이 '160개' 뿐이다. 1억명 이상 사는 주에도 몇 군데 없어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한 의료관계자는 "인도의 대부분 의료 서비스가 저소득층 환자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어 있다. 코로나19를 치료하는 데 있어 수 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 보건부는 지난 일요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024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이 수치가 유럽과 미국보다 매우 낮다며 이는 검사량이 적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국가에서 광범위한 발명이 일어나면 '엄청난 재앙'이 될 수 있다.
모디 총리는 "세계에서 가장 좋은 의료체계를 가지고 있는 이탈리아와 미국도 이 바이러스를 통제 못하고 있다"고 말하며 이 봉쇄조치를 "인도의 사회적 실험"이라고 칭했다. 이 봉쇄조치가 성공할지 실패할지 두고 볼 일.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인도 인구의 3분의 1일이 고혈압이며 성인 10명 중 1명이 당뇨병 환자이다. 게다가 어린이 수백만이 영양실조에 처해 있어 감염에 매우 취약하다.
인도 의학 연구회에 따르면 7월 말 까지 3억에서 5억 명의 인도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으며 그 중 3천만~ 5천만명 정도가 중증질환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봉쇄조치가 성공한다면, 총 감염자가 1억 5천만명에 그칠 수 있다.
워싱턴 대학교 전염병학자 라마난 락스미나라얀은 "앞으로 한 달이 인도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며, 14억 인도인의 삶과 생계가 이 대처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